재판부 "범죄 위험성 예견, 마약특성 인지한 범죄 강력 처벌 필요"
(대전=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마약 투약 후 말다툼하던 여자친구를 살해한 20대 남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대전지법 12형사부(김병만 부장판사)는 11일 살인,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약물 프로그램 80시간 이수, 보호관찰 5년도 함께 명령했다.
A씨 측이 주장한 마약 투약에 따른 심신미약, 살인 후 자수한 점 등은 감형 요소로 고려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필로폰 투약으로 환각 등의 영향이 있었지만 사물 변별 능력, 의사결정 능력이 미약한 상태라고 보기 힘들고, 범죄로 인한 위험성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며 "범행 후 자수한 사정도 감경 사유가 아닌 유리한 양형 사유로만 고려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필로폰에 취해 아무런 잘못이 없는 피해자를 잔혹하게 살해해 죄질이 극히 나쁘다"며 "피고인은 필로폰 투약 영향을 감경 사유로 주장하지만, 필로폰 특성을 인지한 상황에서 과도한 투약 후 저지른 강력범죄는 정상적인 상태에서 저지른 범죄보다 불리한 사정으로 보고 강력히 처벌해야 하는 게 마땅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 4월 20일 오전 7시 30분께 대전 서구 탄방동 다가구주택 원룸에서 여자친구 B(24)씨의 얼굴 등을 흉기로 내리쳐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범행 이틀 전부터 필로폰 0.5g을 세 차례에 걸쳐 과다 투약해 격분한 상태에서 여자친구와 말다툼을 벌이다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직후 112에 자수,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youngs@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11 14:5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