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범죄에 따른 중독 외 마약성 진통제 오남용도 원인"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마약류 중독으로 응급실을 찾은 60세 이상 환자들이 최근 5년 사이 2배로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마약 및 정신이상약(환각제) 중독으로 인한 60세 이상 연령대의 응급실 내원 건수는 2019년 81건에서 지난해 172건으로 112.3% 급증했다.
연령별로 보면 60대 마약 중독 환자의 응급실 내원 건수가 2019년 26건에서 지난해 92건으로 대폭 늘었다.
92건 중 55건은 중독 환자 한 명의 내원으로 집계됐다.
이 환자는 척추 질환 때문에 마약성 진통제에 중독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환자를 제외하더라도 마약 중독에 따른 60대의 응급실 내원 건수는 42.3% 늘었다.
또 80세 이상 중독 환자의 응급실 내원도 31건에서 53건으로 71%가량 급증했다.
반면 비교적 응급실 내원이 적은 10대를 제외하면 더 어린 연령대에서는 같은 기간 마약 중독에 따른 응급실 내원에 큰 변화가 없었다.
20대는 21건에서 18건으로 줄었고, 30대는 26건에서 27건으로 늘었다. 40대에서도 26건에서 28건으로 소폭 증가했다.
고령층에서의 중독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의 진료비 청구 비중은 작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60대 이상의 마약류 중독 치료를 위한 진료비 청구 비율은 지난해 현재 전체의 22%에 불과했다.
고령층 중독자는 치료보호기관을 이용하는 경우도 적었다.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기관의 실적을 보면 20∼30대 환자의 경우 2019년 78명에서 지난해 384명으로 거의 5배가 됐지만, 60대 이상 환자는 2019년 5명, 2020년 3명, 2021년 7명, 2022년 8명, 2023년 18명 등으로 숫자 자체가 작았다.
서미화 의원은 "고령층의 마약 중독이 급증하지만, 보호 체계가 미흡하게 작동되고 있어 정부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고령층의 경우 범죄로 벌어지는 마약 중독 외에 마약성 진통제 오남용이 중독의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어 두 측면에서 예방과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soho@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16 06:0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