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동맹의 핵심"…'거대한 표적'으로서 항시 준비태세 강조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한미 군사 동맹의 중심을 넘어 동북아시아 전역에 대한 미군 억제력의 핵심으로. 미국 CNN 방송은 경기도 평택의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를 2일 집중조명했다.
주한미군사령부가 2018년 서울 용산을 떠나 새로 둥지를 튼 평택 캠프 험프리스는 면적이 약 1천457만㎢로 외국에 있는 단일 미군기지로는 최대 규모다. 주한미군, 미8군, 미 육군 제2보병사단 본부와 유엔군 사령부가 있다.
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활발한 미 육군 비행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헬리콥터 부대와 정보수집 항공기의 운항도 분주하다.
CNN은 북한이 핵·미사일 야욕을 키우며 호전적 언사로 위협 수위를 높이면서 캠프 험프리스의 중요성도 함께 커졌다고 관측했다.
라이언 워크먼 캠프 험프리스 수비대 기지 사령관(대령)은 CNN에 캠프 험프리스를 '한미 군사 동맹의 중심'이라고 말했다.
워크먼 대령은 "우리는 이곳 한국에서 진짜 사명을 갖고 있다"며 "실제로 우리 두 조국을 방어하고 이 지역 평화와 안보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CNN은 "캠프 험프리스가 한국 내 최대 규모의 미군 기지로서 그 주둔은 동북아시아 전역에 억제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지적했다.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 사령관은 지난 3월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어떠한 갈등 상황에서든 한반도에 있는 미군 수만 명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또 한국은 "동북아 안보의 핵심이자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할 조약 동맹국"이라고 불렀다.
한반도 유사시 캠프 험프리스가 북한의 최대 표적이 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퇴역 미 육군 장성인 마크 허틀링은 캠프 험프리스에 여러 사령부와 임무가 밀집된 점을 들어 캠프 험프리스가 분명 북한의 '거대한 표적'이 된다고 말했다.
허틀링은 계속해서 다가오는 위협은 주한미군과 가족들이 항시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군인은 언제든 배치될 준비가 돼 있어야 하고 가족들은 남쪽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모든 사람이 숙소에 중요 문서, 약품, 필수 옷가지가 들어있는 비상용 가방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또 대피 프로토콜에 맞춰 훈련하고, 신속 대피를 위해 기지 내 차량에는 일정량의 연료를 항상 비축해둬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캠프 험프리스는 주한미군과 가족 약 4만1천명이 거주하는 한국 속 '미국 도시'이기도 하다. 학교, 상점, 은행 등 지원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건물 주소는 미 캘리포니아로 돼 있다. 미국용 전기 소켓을 사용해 미 가전제품도 어댑터 없이 사용할 수 있다.
기지 내에서 판매되는 크리스피 크림 도넛만 해도 정통 조리법으로 조리되며 재료 대부분은 미 본토에서 조달한다.
제이슨 벡 미 육·공군 교역처(AAFES) 태평양 사령관(대령)은 '고향의 맛'이 임무에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작전 중인 군인은 기지 내 가족이 익숙한 맛을 즐기며 잘 지내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임무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고, 군에서 한국에 남을 가능성도 크다는 얘기다.
캠프 험프리스는 계속해서 확장하고 있다.
2026년 9월까지 막사, 차량 정비·위성통신 시설, 초등학교, 항공 지원 시설 등 11개 현대화 프로젝트를 완료할 방침이다. 이후 10년간은 항공기 격납고 증설, 공항 활주로·항공기 주차장, 세탁, 식당 등을 신설할 계획이다.
향후 3∼5년 이내에 캠프 험프리스 근무 인력은 4만5천명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워싱턴DC 미 국방부에 매일 근무하는 2만6천명의 약 1.7배 수준이다.
nomad@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02 19:58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