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경찰 '독직폭행' 5년 720건 불송치·불기소 거쳐 재판 19건 불과…실형은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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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범 체포해도 '필요 이상 물리력 행사로 고소 과도

5년간 독직폭행 선고 19건…실형 1건·선고유예 13건

체포시 물리력·피의자 욕설·폭행 맞대응…선고유예 받아

전문가 "독직폭행은 고문 방지용…경찰 정당행위 확대해야"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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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오정우 기자, 임수정 인턴기자 = 경찰이 피의자를 제포하는 과정에서 물리력을 행사하다 독직폭행 혐의로 입건되는 사례가 매년 평균 14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독직폭행 혐의로 과도한 고소가 이뤄지다 보니 경찰의 불송치와 검찰의 불기소가 많아 재판이 이뤄지는 경우는 극소수이고 실형도 거의 선고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3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의 독직폭행 혐의 입건은 최근 5년 평균 144건에 달했다.

정춘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2024년 7월) 경찰청 소속 공무원 중 독직폭행으로 입건(송치·불송치 포함)된 건수는 총 720건이다. 2020년~2023년까지 매년 130건 가까이 수사 대상에 올랐고 특히 2022년에는 200명 이상의 경찰관이 수사를 받았다.

그러나 이 가운데 독직폭행으로 재판에 넘겨진 경우는 극히 드물다. 동일 기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독직폭행) 혐의로 기소돼 선고가 내려진 경우는 19건에 불과하다. 특히 실형을 받은 건수는 단 1건에 그쳤다. 13건(68%)은 '선고유예'가 내려져 사실상 실형을 내릴 만한 혐의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선고유예 처분을 받은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현행범 체포 과정에서 물리력을 사용한 경우(5건) ▲피의자가 욕설을 하며 도발한 경우(5건) ▲피의자로부터 폭행을 당해 맞대응한 경우(3건)으로 파악됐다.

현직 경찰들은 독직폭행에 따른 어려움을 하소연한다. 서울 영등포구 소재의 한 지구대에서 일하는 경찰관은 지난달 19일 뉴시스에 "일선에 있는 경찰관들이 독직폭행으로 고소당할까 봐 무서워하는 게 하루 이틀이 아니에요"라고 말했다.

그는 현행범으로 체포를 할 때 피의자에게 욕설을 들어도 꼼짝없이 얻어맞는 부하 대원들이 부지기수라고 털어놓았다.  같은 달 22일 서울 관악경찰서의 A(49) 경위가 독직폭행 혐의로 3개월 정직 처분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한 취객이 지구대 경찰관에게 "무식해서 경찰을 한다"는 발언을 하고 여경을 성희롱하자 뺨을 때려 제압했던 것이 빌미가 됐다. 

형법 제125조에 따르면 독직폭행은 재판, 검찰, 경찰 그 밖에 인신구속에 관한 직무를 수행하는 자 또는 이를 보조하는 자가 그 직무를 수행하면서 형사피의자나 그 밖의 사람에 대하여 폭행 또는 가혹행위를 한 경우를 가리킨다. 피의자 등을 현행범 체포할 때 '필요 이상의 물리력'을 행사하면 독직폭행 혐의로 고소·입건될 수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경찰의 '독직폭행' 혐의 도입 취지와 결과에 현실적 괴리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훈 조선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독직폭행은 본래 과거에 자행된 고문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다"며 "현행범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독직폭행을 했다고 경찰관을 고소·입건하는 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체포 과정에서 물리력을 행사해야 하는 정당행위의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피의자를 때린 건 경찰관의 책임이다"고 분명히 했다.

김한규 법무법인 공간 변호사도 "판결 중 기소유예나 선고유예가 많다는 건 특별히 문제가 될 게 없다는 뜻"이라며 "공직자의 정당행위 폭을 넓혀서 애당초 독직폭행 혐의로 기소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독직폭행으로 입건되는 숫자가 늘어날수록 피의자 검거에 소극적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변호사는 "마약이나 강력 범죄의 주요 피의자를 검거하며 직무를 집행할 때 위축될 수 있다"며 "독직폭행 및 정당행위와 관련해 입법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당한 물리력 사용 기준 및 현행 교육에 변화도 촉구했다. 이 교수는 "현재 사격 등 훈련은 피의자를 어떻게 맞히느냐에 집중됐다"며 "'특정 상황에 맞는 물리력을 선택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교육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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