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틸 "1억t으로 사상 3번째 수출량 예상"…보복관세 직면 우려
유럽 에너지비용 상승에 관세 내고도 가격 경쟁력 갖춰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중국 철강업계가 내수 부진에 따른 공급 과잉 속에 수출을 늘리면서 올해 철강 수출량이 8년 만에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자문업체 마이스틸은 올해 중국의 철강 수출량이 1억∼1억100만t가량으로 2016년 이후 8년 만에 최대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의 철강 수출이 1억t을 넘긴 것은 2015·2016년 2번뿐인 만큼, 올해 사상 3번째 수출량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전 세계 철강 생산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생산국 중국의 국내 수요가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중국 업체들은 동남아시아·유럽 등 전 세계에 저가로 수출을 늘리는 상황이다.
건설을 비롯한 경제활동 부진 속에 중국강철공업협회가 집계하는 중국 철강 가격 지수는 지난달 16일 기준 8년 가까이 만에 최저로 떨어졌고, 유럽에서는 열연코일 가격이 올해 들어 약 20% 내려간 상태다.
자문업체 아스트리스 어드바이저리의 원자재 전략가 이언 로퍼는 "중국이 전 세계에 철강이 넘쳐나게 하고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면서 무역 상대국들이 보복 관세를 부과하거나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미국은 지난 5월 중국산 철강 특정 제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0∼7.5%에서 25%로 연내 인상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유럽연합(EU)은 5월 주석도금 철강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고, 캐나다는 지난주 철강에 대한 25% 관세 부과 안을 발표했다.
멕시코·브라질 등 신흥국도 올해 관세를 올렸고, 베트남·튀르키예 등은 새로운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이러한 가운데 향후 몇 달간 중국의 대유럽 철강 수출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원자재 가격정보업체 아르거스의 콜린 리처드슨은 자동차 제조 등에 쓰이는 열연코일과 관련, 중국의 수출이 지난 12개월간 증가해왔다면서 "향후 몇 달간 수출이 급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럽에서는 중국산 철강에 최소 18.1%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최근 중국 내 열연코일 가격이 하락하면서 관세를 내고도 유럽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수준이 됐다는 것이다.
ANZ리서치의 대니얼 하인즈 선임 전략가는 유럽 등이 에너지 비용 상승 등에 직면한 가운데 중국 업체들이 올해 들어 유럽과 아시아의 강한 수요로 혜택을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철강 과잉 공급에 대해서는 중국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지난달 신규 철강 공장에 대한 승인을 미뤘고, 중국강철공업협회는 최근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한 가격 전쟁을 비판하면서 부당경쟁을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 최대 철강 제조사 바오우강철그룹은 지난달 업계가 길고 추운 겨울을 마주하고 있으며, 상황이 2008·2015년 업계 위기 때보다 안 좋을 것으로 우려했다.
중국 정부 공식 통계를 보면 중국 철강업체들의 적자는 심각하며 올해 1∼7월 손실액이 28억 위안(약 5천281억원)에 이른다. 마이스틸은 중국 철강업체들 가운데 1%만 흑자라고 추정하기도 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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