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인니·베트남·캄보디아·태국 등과 군사교류·합동훈련 강화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필리핀을 제외한 채 다른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들과 해군 협력을 부쩍 강화하고 나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10일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은 지난 1일부터 광둥성 잔장시 인근 해역에서 시작된 '중국·싱가포르 협력-2024'로 명명된 싱가포르 해군과의 합동 군사훈련을 순조롭게 마무리했다고 최근 밝혔다.
양국 군함은 해상 목표물에 대한 합동 공격과 수색 및 구조 훈련을 실시하면서 전략적 이해의 폭을 넓혔다고 중국 해군 측은 설명했다.
중국의 또 다른 해군 함대는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진행된 '평화 단결 2024' 합동 대테러 훈련을 마치고 지난 6일부터 베트남 깜라인 항구에 정박해 3일간 물자 보급 등 지원을 받았다.
양국 해군은 앞으로도 상호 방문, 합동 군사훈련, 교류 행사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해군과 협력도 추진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훈련용 범선인 비마 수치가 지난 6일 상하이 군항에 도착한 것을 계기로 양국 해군은 갑판 리셉션, 군함 상호 방문 및 전문가 교류 등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캄보디아와는 무기·군수 분야 협력이 진행되고 있다.
캄보디아 매체는 "중국 정부가 캄보디아 요청에 따라 새로운 특수 해군함정 2척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캄보디아 국방부 대변인은 중국 056A형 미사일 호위함(corvette)이 내년 또는 그 이후 캄보디아에 인도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지난달 말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캄보디아 해군에 전함 두 척과 함께 항공모함을 정박할 수 있는 크기의 부두도 조만간 인도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밖에 태국과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2년을 제외하고 2015년부터 매년 공군 합동 훈련을 실시해 오고 있다.
이처럼 중국이 필리핀을 제외한 다른 아세안 국가들과 군사협력 강화에 나선 것은 다분히 필리핀을 겨냥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약 90%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필리핀·베트남·대만·말레이시아·브루나이 등은 물론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와 마찰을 빚고 있다.
특히 필리핀과는 최근 남중국해 스프래틀리군도(중국명 난사<南沙>군도·베트남명 쯔엉사군도·필리핀명 칼라얀군도)에서 2주일 새 4번이나 충돌하는 등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중국 군사전문가들은 글로벌타임스에 "중국과 아세안 회원국 간 집중적인 군사 교류는 필리핀이 중국의 섬과 암초를 놓고 긴장을 조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중국해 주요 분위기는 협력과 개발, 평화와 안정이라는 점을 보여준다"면서 안보 협력의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아세안 각국과의 군사협력 강화를 두고 아세안 내부에서 필리핀을 고립시키고 중국의 '우군'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js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10 10:4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