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해빙 올해도 기록적 감소…서유럽 맞먹는 면적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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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영 기자

하늘에서 내려다본 남극

하늘에서 내려다본 남극

2012년 1월 8일 쇄빙연구선 아로온호의 헬리콥터를 타고 테라노바베이 인근 상공에서 남극 대륙의 웅장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겨울철 남극 해빙(sea ice·바닷물이 얼어서 생긴 얼음) 면적이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남극 해빙 면적은 이달 7일 기준 1천700만㎢로 측정됐다. 이는 전년도 최저치인 1천710만㎢보다 적은 것이다.

이맘때 남극대륙을 둘러싼 해빙의 면적은 이전까지 수십년간 평균 1천840만㎢ 안팎을 유지해 왔는데, 겨울에 얼어붙는 면적이 크게 감소한 것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남반구의 끝에 위치한 남극에선 3월부터 10월까지 겨울이 이어진다. 통상 해빙 면적은 겨울이 끝나가는 9월에 최고조에 달하며, 여름이 끝나가는 2∼3월에 가장 적어진다.

그런데 작년에는 남극해 해빙 면적이 평균치보다 160만㎢ 적은 역대 최소 수준을 기록했다. 160만㎢는 영국과 프랑스, 독일, 스페인을 합친 것과 맞먹는 면적이라고 가디언은 짚었다.

전문가들은 아직 남극의 겨울이 끝나지 않았기에 해빙 면적이 더 늘어날 여지가 없지는 않다면서도, 작년에 이어 올해도 남극 해빙 감소세가 유지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호주 태즈메이니아대학의 해빙 과학자 윌 홉스는 "작년에 말도 안 되는 일이 있었는데 올해 또다시 같은 일이 발생했다"며 "따뜻한 해수 온도가 해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 2년간 지구는 역사상 가장 더웠고, 지구의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높아졌다"며 "이런 지구온난화가 이제는 남극 주변 해양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홉스는 이러한 변화를 되돌릴 수 있을지와 관련해선 "해빙의 장기 평균 면적이 회복될 가능성이 없다는 증거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며 부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호주 기상청의 필 리드 박사는 해빙 감소가 남반구의 날씨와 기후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남극 해빙 손실로 유발된 해양과 대기의 상호작용 때문에 호주에서 여름철에 비가 자주 내리고 겨울에는 건조한 날씨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해빙이 사라지면 대기 중의 열이 바다에 흡수되는 양이 더 늘어나 해양 온난화가 가속되는 악순환이 생겨날 수 있고, 해빙 위에서 서식하는 생물들이 멸종위기에 놓일 위험도 있다.

영국 남극연구소는 지난 2022년 말 나타난 남극 해빙의 기록적인 감소가 새끼 황제펭귄 수천만마리의 죽음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고 가디언은 소개했다.

eshiny@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11 15:2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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