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박했던 '트럼프 암살시도범' 추격…현장에는 총·배낭·고프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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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당국, 시속 144㎞ 질주해 용의자 라우스 체포…헬기도 동원

라우스, 골프클럽서 트럼프와 불과 270~460m 거리

[키이우=AP/뉴시스]15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암살을 시도한 라이언 웨슬리 라우스. 사진은 그가 2022년 4월30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시위에 참가한 모습. 2024.09.16.

[키이우=AP/뉴시스]15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암살을 시도한 라이언 웨슬리 라우스. 사진은 그가 2022년 4월30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시위에 참가한 모습. 2024.09.16.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두 번째 암살 시도에 노출된 가운데, 당국은 용의자 체포를 위해 영화를 방불케 하는 추격전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현지시각) 이 사건 직후 용의자 체포 과정을 목격한 인근 운전자 다니엘 로드리게스는 CNN에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자세히 전했다. 그는 사건 당시 가족과 함께 95번 주간고속도로를 타고 올랜도로 향하고 있었다.

평소와 다름없던 고속도로를 시끄럽게 한 건 도로를 질주하는 순찰차였다. 그는 "여러 명의 경찰관이 우리 뒤에서 속도를 내는 모습을 목격했다"라며 "검은 닛산 자동차가 속도를 내며 차량들 사이로 합류했다"라고 말했다.

뒤이어 하늘에서도 심상찮은 광경이 펼쳐졌다. "헬리콥터 한 대가 공중을 날고, 더 많은 경찰관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로드리게스는 이후 "주 경찰관이 길가에 차를 대고 차선을 통제했다"라고 설명했다.

당시 경찰들은 공화당 대선 주자인 트럼프 후보 암살 시도 용의자로 지목된 라이언 웨슬리 라우스를 쫓고 있었다. 그러나 사정을 모르는 로드리게스는 처음에 인근에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웨스트팜비치=AP/뉴시스]15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암살 시도 현장에서 발견된 배낭과 고프로, AK-47 소총이 담긴 사진. 2024.09.16.

[웨스트팜비치=AP/뉴시스]15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암살 시도 현장에서 발견된 배낭과 고프로, AK-47 소총이 담긴 사진. 2024.09.16.

그는 "미친 것 같았다"라며 "닛산 자동차는 우리 바로 옆을 섬광처럼 달려가고, 여러 대의 경찰차가 최소 시속 90마일(약 시속 144.8㎞)로 우리를 지나쳤다"라고 돌아봤다. 이후 그는 약 2시간가량 도로에 갇혀 있었다고 한다.

로드리게스는 "최소 20대의 순찰차가 닛산의 뒤를 따랐다"라며 "경찰이 우리를 안내할 때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렸고, 쌍안경을 갖고 있던 나는 경찰과 요원 몇 명이 용의자를 향해 총을 겨누는 모습을 봤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플로리다 소재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에서는 총을 소지한 라우스가 골프를 치던 트럼프 전 대통령을 노리다 비밀경호국 요원에게 발각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라우스는 이후 도주 중 체포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별다른 부상을 입지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클럽에서 5~6번 홀을 돌고 있었으며, 비밀경호국 요원은 그보다 앞서 향후 이동할 홀을 살피고 있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울타리 사이로 튀어나온 총구를 발견한 요원이 먼저 발포하며 총성이 울렸고, 현지 보안관국도 사건 신고를 접수했다.

[플로리다=AP/뉴시스]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인근에서 총격이 발생한 15일(현지시각) 플로리다 주 웨스트 팜 비치에 있는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 앞에서 경찰이 차량 통제를 하고 있다. 2024.09.16.

[플로리다=AP/뉴시스]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인근에서 총격이 발생한 15일(현지시각) 플로리다 주 웨스트 팜 비치에 있는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 앞에서 경찰이 차량 통제를 하고 있다. 2024.09.16.

타고 있던 닛산 자동차에서 체포된 라우스는 당시 비무장 상태였다. 그러나 당초 발각된 골프 클럽 현장에서는 AK-47형 소총과 조준경, 백팩 2개 등이 발견됐다. 아울러 고성능 액션캠 '고프로'가 울타리에 고정된 채 발견돼 범행을 중계 내지 녹화하려 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라우스는 도주 전 트럼프 후보와 불과 300~500야드(약 270~460m) 떨어져 있었다고 한다. 이 사건을 브리핑한 릭 브래드쇼 팜비치카운티 보안관은 "조준경과 소총을 사용하면 이는 먼 거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현재 연방수사국(FBI)이 관련 SNS 조사 등을 위해 국제 공조에 나선 상황이다.

한편 트럼프 후보가 암살 시도에 노출된 건 지난 7월 이후 벌써 두 번째다. 워싱턴포스트(WP)는 그간 비밀경호국이 '골프광' 트럼프 후보 보안 측면에서 골프 코스를 우려해 왔다고 전했다. 시설 일부가 대중에 공개돼 있으며, 교통량이 많은 지역과 가까이 있다는 이유다.

래피얼 배로스 비밀경호국 마이애미지부 담당은 "위협의 수준이 높다"라며 "우리는 위험한 시기에 살고 있다"라고 했다. 다만 인력 가용 문제 등으로 향후 대중 행사에서 트럼프 후보 보안에 추가 조치가 취해질지는 미지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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