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산불 환경재난, 탄소 저감 도전 등 29개국 41편 상영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이상고온과 홍수 등 지구촌이 대면하고 있는 기후 위기의 슬픈 현실을 보여주는 영화를 비롯해 항공에 의존하지 않고 2만3천㎞를 주파한 독일 기후학자의 도전까지 지구촌 이웃들의 기후 이야기가 부산에서 펼쳐진다.
오는 9월 5일부터 5일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리는 '하나뿐인지구영상제' 출품작들이 31일 공개됐다.
올여름 지구촌 곳곳이 기록적인 이상고온으로 몸살을 앓으면서 제3회 하나뿐인지구영상제에서 기후 위기를 다루는 작품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영화제에는 전 세계 곳곳의 환경 재난을 스마트폰으로 포착해 일상화된 기후 위기를 경고하는 개막작 '히어 나우 프로젝트'를 포함해 장편 25편, 단편·애니메이션 16편 등 29개국 41편 작품이 상영된다.
6일과 8일 상영하는 '디 엔드 위 스타트 프롬'은 메건 헌터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제작된 기후 위기와 모성애를 주제로 다룬 영화다. 기후 위기로 유례없는 홍수가 발생하며 물에 잠긴 런던, 한 여자가 막 태어난 아들과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긴 여정을 따라가면서 지구의 위기를 경고한다.
같은 날 상영되는 '투르카나족의 기후 전쟁'은 비가 내리지 않는 4년 동안 케냐의 투르카나족이 겪은 잔혹한 시간을 생생하게 그린 다큐멘터리다. 목축하는 투르카나족의 어린 전사 콜레는 기후 변화가 야기한 땅의 상실, 물의 범람 등을 마주하며 무기력한 성장통을 겪는다.
'기후 과학자의 특별한 탄소 여행'은 한 독일 과학자가 탄소 저감을 위해 무모하지만, 의미 있는 도전을 그린다. 주인공은 40일 동안 2만3천㎞를 기차, 버스, 트럭과 배를 타고 고향으로 왔고 3.5t의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었다.
'화염 속의 칼리만탄'은 단편영화이지만 울림이 강한 작품이다.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에서 매년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산불은 숲을 영구적인 생태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22살 신타는 마을이 화염에 휩싸이는 것을 막기 위해 숲 일부라도 사려고 기금을 조성하기 시작한다.
'푸드 주식회사 2'는 팬데믹 시기에 뚜렷하게 드러난 식량 시스템의 문제점을 파헤치고 지속 가능한 식생활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는 다큐멘터리다.
하나뿐인지구영상제 조직위원회는 "'올여름이 가장 시원한 여름이다'란 말이 회자할 정도로 심각한 기후 위기 속에 평소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지 않으면 접하기 힘든 전 세계의 기후, 환경 영화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ccho@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8/31 08:3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