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분쟁조정 신청 10건 중 6건은 기각·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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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 금융감독원이 금융회사와 금융소비자 등 사이에서 발생하는 금융 관련 분쟁을 조정하기 위해 운영중인 '금융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와 관련해 분쟁조정 신청건 10건 중 6건은 절차를 시작하지도 못하고 종료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3일 금감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접수된 금융분쟁조정 신청 3만5585건 중 59.6%인 2만1231건은 분조위에 회부하지 않고 담당 부서에서 기각 또는 각하 처리했다.

금감원이 분쟁조정 신청 건에 대해 기각·각하 처리한 비율은 2020년 40.7%에서 2021년 47.7%, 2022년 52.6% 등으로 꾸준히 중가하고 있다.

금감원은 분쟁조정 신청이 접수되면 사실조사 등을 통해 당사자 간 합의를 권고하거나 분조위 회부 여부를 판단한다. 

만일 ▲이미 법원에 제소된 사건이거나 조정신청이 있은 후 소를 제기한 경우 ▲관련 법령이나 객관적 증빙 등에 의해 합의권고 또는 조정절차를 진행할 실익이 없다고 판단하는 경우 ▲분쟁조정 대상으로서 적합하지 않다고 인정하는 경우 등에 해당되면 분조위에 회부하지 않고 금감원에서 직접 처리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감사원은 지난 2020년 금감원이 자료제출 요구권 등을 활용해 추가 사실관계 파악 등을 하면 본안 판단이 충분히 가능한 경우에도 형식적으로 각하처리하거나 법·의료 전문가 자문, 전문위원회 회부 등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분쟁 업무 담당부서만의 판단으로 기각처리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감사원 지적이 있은 후에도 금감원의 분쟁조정 신청 건 기각·각하 비율은 4년간 18.9%포인트 늘었다고 이 의원은 전했다.

이 의원은 "금융분쟁의 특성상 신청 서류만으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어려우므로 보다 면밀하게 조사·확인할 수 있는 조정절차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금감원 담당 부서의 판단만으로 상당수의 민원을 기각·각하 처리해 종료시키는 실태로 인해 금융분쟁조정 제도의 실효성과 공신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외 사례를 바탕으로 금융분쟁조정기구를 분리해 독립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고 동시에 금융소비자의 신뢰성도 높일 수 있는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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