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 비관' 추정 사망 잇따라…경찰, 부검·수사중
'신호위반·경운기 추락' 온갖 교통사고, 2명 사망
산단 화학물질 누출에 각종 화재도 끊이지 않아
폭염 속 온열 사망·벌 쏘임…여수선 36시간 단수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이번 추석 연휴 동안 광주·전남에서는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신변 비관으로 추정되는 안타까운 사망이 잇따랐고 교통사고로 2명이 숨지기도 했다. 각종 화재와 화학물질 사고에 조난 사고도 속출했다.
9월 중 가장 무더운 날씨 속에서 벌초 도중 성묘객이 숨지거나, 폭염으로 활동이 왕성해진 벌에 쏘이는 사고도 있었다.
신변 비관 추정 사망 잇따라
18일 광주·전남경찰청 등에 따르면 연휴 첫날인 14일 오후 1시10분께 광주 북구 유동사거리 인도에서 A(71)씨의 몸에 불이 붙었다.진화 작업을 마친 소방 당국이 A씨를 급히 병원으로 옮겼으나 A씨는 대전 소재 화상 전문병원에서 치료 도중 숨졌다.
경찰은 현장 정황에 비춰 A씨가 스스로 불을 지른 것이 아닌가 보고 있다. A씨는 성묘길에 가족 불화를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오후 3시15분께에는 광주 북구 동림동 한 아파트 가구에서 B(77)씨가 피 흘리며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경찰은 외부 침입 흔적 등이 없는 점으로 미뤄, 타살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추정한다. B씨는 최근까지 요양병원에서 생활하다 추석 명절을 맞아 자택에서 지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와 B씨에 대한 부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광주=뉴시스] 추석 당일인 17일 오전 7시55분께 광주 서구 마륵동 한 삼거리에서 SUV를 몰던 30대 음주 운전자가 가로등을 들이받는 단독 사고를 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2024.09.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신호 위반·음주 사고에 귀경길 6중 추돌까지
명절 연휴 중에는 교통사고도 끊이지 않았다. 연휴 전날인 13일 오후 11시43분께 순천시 해룡면 한 사거리에서는 C(32)씨가 몰던 승용차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킥보드 운전자 D(17)군을 들이받았다.이어 C씨의 승용차는 신호 대기 중이던 승용차와 SUV를 잇따라 충돌했다. 이 사고로 D군이 숨졌고 SUV 탑승자 2명도 경상을 입었다.
경찰은 C씨가 신호 위반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추석날인 17일 오후 1시59분께 해남군 문내면 내 농경지 주변 농로에서는 경운기를 몰던 E(79)씨가 경운기와 함께 2m 아래로 추락, 숨졌다.
같은 날 오전 7시55분께 광주 서구 마륵동 한 삼거리에서는 SUV를 몰던 30대 음주 운전자가 가로등을 들이받는 단독 사고를 냈다.
다친 운전자는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돼 경찰은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추석날 귀경길 고속도로 추돌사고로 극심한 차량 지·정체도 빚어졌다.
17일 오전 9시42분께 장성군 북이면 호남고속도로(천안 방면) 원덕터널 앞 4㎞ 지점에서 승용차와 SUV 등 차량 7대가 잇따라 추돌했다. 이 사고로 50대 운전자 등 2명이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생명에 지장은 없다. 다른 6명도 경상을 입고 치료를 받았다.
사고 수습 과정에서 1개 차선이 통제됐고 귀경 행렬과 맞물려 일대 교통이 2시간 가량 체증을 빚었다.
화학물질 누출 사고에 화재도 속출
연휴 첫날이던 14일 낮 12시56분께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한 화학공장에서는 시운전 도중 수산화나트륨(가성소다) 일부가 유출됐다.
사고 당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고 추가 유출도 없었다. 경찰 등은 배관 균열 등에 의한 화학물질 누출 가능성 등을 살피고 있다.
15일 오후 9시40분께 광주 남구 진월동 한 아파트 4층 세대에서 불이 났으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이 20분여 만에 껐다.
이 불로 입주민 9명이 연기를 들이마셔 이송됐고 같은 동 주민 50여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일었다. 집기류가 타 소방서 추산 2970여 만원 상당 재산 피해가 났다.
17일 오후 2시36분께 해남군 삼산면 양봉 시설에서 불이 나 소방 당국에 의해 2시간29분만에 꺼졌다.
이 불로 목조 양봉시설 3개 동과 꿀벌·꿀 상자 등이 모두 타 소방서 추산 4690여 만원 상당 재산피해가 났다.
앞서 연휴 첫날인 14일 오후 8시56분께 고흥군 두원면 한 주유소 내 사무실에서 불이 났으나 20분 만에 꺼졌다. 다행히 주유소 내 유류저장 시설 등지로 불길이 번지지 않았고 소방서 추산 740여 만원 상당 재산 피해가 났다.
16일과 17일 광주에서는 택배 차량과 1t 트럭에서 불이 나 각기 2200여 만원과 800여 만원 상당 재산 피해가 나기도 했다.
광주·전남 소방 당국은 각 화재 현장에서 정확한 화인과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여수=뉴시스] 15일 오후 4시30분께 전남 여수시 남면 금오도 해안가에서 스노클링 도중 조류에 휩쓸리거나 구조 과정에서 빠진 관광객 일행 5명이 해경에 의해 구조됐다. (사진=여수해경 제공) 2024.09.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해상·산악 조난 잇따라…1명 사망
연휴 둘째날인 15일 낮 12시4분께 신안군 비금면 갈마도 한 갯바위에서는 50대 남성 F씨가 물에 빠진 채 발견돼 구조됐으나 숨졌다.해경은 F씨가 갯바위에서 낚시를 하던 도중 떠내려간 어망을 건지려다 물에 빠진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날 오후 4시30분께 여수시 남면 금오도 해안가에서는 해상 레저 활동인 스노클링을 즐기던 30대 여성 2명이 조류에 휩쓸렸다. 이들을 구하고자 바다에 뛰어든 지인 20~30대 남녀 3명도 함께 표류했다.
해경은 경비함정을 급파, 바다에서 표류 중인 일행 5명을 발견하고 18분 만에 무사 구조했다. 이들은 건강에 이상이 없어 귀가했다.
14일 오후 5시43분께에는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내 독실산 중턱에서 60대 등산객 2명이 조난 구조 요청을 했다.
신고를 접수한 신안경찰 가거도파출소, 가거도 경비대 대원, 마을 주민 등 13명은 신고 전화 연결 당시 희미하게 잡힌 휴대전화 위치 신호를 쫓아 야간 수색을 벌였고, 2시간30분여 만에 탈진 상태였던 등산객들을 발견했다.
명절 연휴 동안 가거도를 찾아 섬 산행에 나선 이들은 건강에 문제가 없어 숙소로 되돌아갔다.
[신안=뉴시스] 전남 신안경찰서 가거도파출소는 지난 14일 오후 5시43분께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내 독실산 중턱 인근에서 길을 잃은 등산객 A(67)씨 일행을 2시간30분여 만에 무사 구조했다고 15일 밝혔다. 사진은 전날 야간 산중 조난객 수색·구조 작업을 벌이는 가거도파출소·경비대 직원들. (사진=독자 제공) 2024.09.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무더운 추석' 온열 사망·벌 쏘임, 여수는 단수 불편
이번 추석 연휴동안 광주·전남은 역대급 무더운 날씨를 보였다. 특히 광주는 연휴 내내 낮 최고기온을 매일 갈아 치우며, 추석날인 17일에는 35.7도로 9월 최고기온 새 기록을 썼다. 순천·광양 등 전남 일부 지역도 9월 낮 최고기온 기록을 새로 바꿨다.역대 가장 무더운 날씨에 벌초를 하던 성묘객이 온열질환으로 숨지기도 했다.
연휴 전날인 13일 오후 4시56분께 전남 장흥군 관산읍에서 G(34)씨가 벌초를 마치고 쉬던 중 쓰러졌다. 탈수와 심정지 증세를 보인 G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연휴 전날인 13일부터 전국 통계가 나온 16일까지 광주와 전남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1명, 8명(사망자 1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폭염에 활동이 왕성한 벌에 쏘이는 사고도 있었다.
17일 오전 10시26분께 광주 광산구 용곡동 한 도로변에서는 60대 성묘객이 벌에 쏘여 병원 치료를 받았다. 16일 오후 6시27분께에도 광산구 도덕동에서 60대 여성이 얼굴 등지에 벌을 쏘여 병원으로 이송됐다.
무더운 날씨 속 귀성객과 관광객이 몰린 여수 돌산·율촌면 15개 마을 1600여 가구에는 지난 16일 오후 3시부터 전날 오전 3시까지 36시간 동안 수돗물 공급이 끊겼다.
물 사용량이 지난 추석 연휴보다 15% 급증, 정수장 수위가 낮아지면서 단수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단수 기간 중 여수시는 생수 보급, 살수차 운영으로 피해 최소화에 나섰다.
이 밖에도 15일 오후 광주 한 아파트에서 손가락 한 마디가 잘린 40대 남성이 가장 빠르게 접합 수술이 가능한 전북 전주 소재 전문 병원으로 이송, 2시간여 만에 치료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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