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AI·도시철도·군공항 등 지원 요청에 "적극·전향적 검토"
'즉석 건의'에도 긍정 신호…광주시 "현안 추진에 최선"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장아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광주를 찾아 지역 핵심 현안 추진은 물론 난마처럼 얽혀있던 갈등 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던졌다.
인공지능 2단계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광천∼상무 도시철도 지선 건설, 광주 군 공항 이전 등 굵직한 현안마다 긍정적인 신호가 켜졌다.
"예정에 없었다", "놀랐다"는 참석자들의 반응이 나올 만큼 적극적인 대통령의 지원 의지에 광주시와 지역 사회는 기대감을 한껏 키웠다. ◇ '핵심 둘' AI 예타 면제·도시철도 파란불
윤 대통령은 5일 광주과학기술원에서 '첨단기술과 문화로 미래를 디자인하는 광주'를 주제로 28번째 민생토론회를 주재했다.
제44주년 5·18 민주화운동기념식 이후 110일 만의 대통령 광주 방문인 데다가 광주시에서 전남과의 공동 개최를 마다하고 단독 개최를 요구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성사된 터라 민생토론회는 관심을 끌었다.
지역의 목소리, 건의, 민원을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하는 창구라는 점에서 성과는 물론 의제 등 협의 단계에서부터 주목받는 행사였다.
광주시는 그동안 'AI 2단계 사업'이라는 별칭이 붙은 인공지능 전환(AX) 실증 밸리 조성, 복합쇼핑몰 등 대규모 개발을 앞둔 광천동∼상무지구 도시철도 건설에 대한 지원을 집중적으로 요청했다.
강기정 시장은 민생토론회에서 "1단계로 약 5천억원을 들여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이 연말이면 잘 (마무리)될 것 같다. 규모·속도의 경쟁을 이겨내려면 2단계 사업으로 곧바로 이어져야 할 것 같다"며 "오늘 이 자리에서 대통령님으로부터 2단계 사업 예비타당성(예타) 조사 면제를 추진하겠다, 검토하겠다는 말씀을 꼭 듣고 싶다"고 바랐다.
윤 대통령은 "적극 검토한다는 것까지만 해도 되는 거죠"라고 답변해 박수를 받았다.
마무리 발언에서는 "AI 2단계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예타 부분은 과감하게, 전향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강 시장은 종합버스터미널을 포함한 신세계 백화점 확장, '더현대 광주' 등 전방·일신방직 부지 개발 등으로 예상되는 교통 혼잡 대비책으로 광주시가 추진하는 도시철도 지선 신설도 지원을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국토부에 긍정적으로 검토해서 보고하라 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검사로 광주에서 근무하던 당시 다녔던 곳들을 언급하며 "익산에도 대형 몰이 있는데 광주에 없는 것이 안타까워 대선 때도 (복합쇼핑몰 공약을) 말씀드렸다"며 "광주시민이 복합쇼핑몰을 통해 풍요로운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아낌없이 지원할 것을 약속하겠다"고 말했다.
◇ 예상 못 한 군공항 이전 발언에 여수 섬 박람회까지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은 사후 브리핑에서 "다른 시도 토론회와 다르게 굉장히 흥미 있고 분위기가 좋았고,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주재했다"고 총평했다.
윤 대통령의 예타 면제 등 '적극 검토' 약속에 대해 우 위원장은 사실상 확정에 가까운 대단히 긍정적인 의미라고 해석했다.
지역 최대 현안이면서도 광주·전남의 엇갈린 이해관계 등으로 '광주 민생토론회'에서 논의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 광주 군 공항 이전 문제도 한상원 광주상의 회장이 정부 지원을 요청하면서 언급됐다.
윤 대통령은 광주 근무 당시 안개 탓에 밤늦게 비행기 대신 고속버스를 이용해야 했던 일화를 소개하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군 공항은) 서해 지역 방공전력 확보를 위해 중요하다"며 "국방부가 전남과 좀 더 적극적으로 협의를 하고, 협의가 잘 돼서 (광주) 송정 비행장은 이른 시일 내에, 광주에서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저도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여수 섬 박람회를 분기별로 여는 중앙·지방 협력회의의 아젠다로 논의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광주시는 한정된 시간과 기회에 지역 발전을 이끌 수 있는 현안과 관련한 고민을 한 번에 털어낼 수 있었다며 만족해했다.
'100점 만점에 120점', '추석 선물 보따리'라는 반응도 나왔다.
광주시 한 관계자는 "공직자이기 전에 시민으로서도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대통령 약속대로 정부가 지원한다면 지역 발전에 필요한 여러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만큼 현안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areum@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05 17:4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