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민영 기자 =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영풍[000670]의 공개매수 첫날인 13일 고려아연[010130] 주가가 공개매수 가격인 66만원을 넘어서면서 공개매수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날 고려아연 종가는 전장 대비 19.78% 오른 66만6천원으로, 공개매수가(66만원)를 6천원 웃돌았다.
주가는 장중 69만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날 영풍(29.97%), 영풍정밀(29.99%)은 일제히 상한가에 장을 마쳤다.
고려아연 주가가 공개매수가를 넘어서면서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공개매수 계획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고려아연 주가가 공개매수가를 넘어서면 고려아연 주주들은 보유하던 주식을 장내 매도하는 것이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기에 공개매수에 응할 유인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가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앞서 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 최대주주 영풍은 이날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주당 66만원에 고려아연에 대한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한 공개매수를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MBK파트너스의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와 영풍은 고려아연 지분 약 7∼14.6%(144만5천36주∼302만4천881주)를 공개매수하며 공개매수 대금은 약 2조원이다.
이날 매수 상위 창구에는 고려아연과 자사주 신탁 계약을 맺은 한국투자증권이 이름을 올렸다. 반면 매도 상위 창구에는 키움증권이 이름을 올렸다. 개인투자자들의 점유율이 높은 키움증권이 이날 매도 상위 창구로 잡힌다는 점에서 개인의 매도세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개인은 고려아연을 380억원 순매도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고려아연을 각각 45억원, 343억원 순매수했다.
이날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공개매수 기간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매입은 자본시장법 위반이라며 고려아연 경영진과 자사주 신탁계약을 맺은 증권사 등에 경고성 공문을 보냈다. 아울러 영풍은 서울중앙지법에 고려아연을 상대로 자사주 취득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영풍그룹의 계열사인 고려아연은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세운 회사로, 현재 최씨 일가는 고려아연을, 장씨 일가는 영풍그룹과 전자 계열사를 경영하고 있다.
2022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취임 이후 최씨 일가와 장씨 일가 간 고려아연 지분 매입 경쟁이 벌어지면서 경영권 갈등을 빚은 바 있다. MBK파트너스가 영풍 측과 손잡으면서 경영권 분쟁은 새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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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13 16:2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