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정책연구원 '건설하도급거래 공정성 확보 방안 토론회' 개최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건설업계에서 하도급업체들이 원도급업체로부터 대금을 받지 못하는 문제를 막으려면 1회 이상 지급하지 않을 경우 직접 지급하도록 의무를 부여하는 등 현행법이 강화돼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30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건정연)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민병덕 의원 공동 개최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건설 하도급 거래 공정성 확보 방안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현행법에 한계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승국 건정연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하도급대금 지급 안정성 확보 방안' 주제 발표에서 원도급업체가 2회 이상 하도급대금을 미지급할 경우 하도급업체가 발주처에 직접 지급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현행법과 관련, 직접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 미지급 횟수를 '1회 이상'으로 줄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2회 이상 미지급한 경우 대부분 원도급업체가 이미 파산에 이르거나 지급 불능 상태라는 점에서다.
또 하도급 대금 직접 지급의 목적이 정당한 금액을 적기에 지급받도록 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원도급업체가 발주자로부터 받은 현금 비율 미만으로 하도급 대금을 지급할 경우에도 직접 지급 의무를 부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연구위원은 "발주자로부터 받은 현금 비율대로 하도급 대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매우 불공정하며 하도급업체의 유동성을 악화시킨다"고 말했다.
하도급대금에 대한 압류 금지를 제도화해 하도급업체를 보호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하도급업체가 직접 지급을 요청할 정도로 자금 사정이 어려운 상황이면 원도급업체의 공사대금 채권에 대해 다른 채권자가 압류 등의 조치를 하는 상황이 벌어지며, 이렇게 되면 하도급업체는 압류 채권자와 다툼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 놓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도급 대금에 대한 다른 채권자의 압류를 저지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박 연구원은 밝혔다.
프랑스의 경우 하도급법상 하도급업체의 직접 지급 청구권은 다른 채권자의 권한보다 우선시된다.
이날 '건설하도급 부당특약 근절 방안' 주제로 발표한 김창균 법무법인 법여율 변호사는 부당특약 무효 판결 사례 등을 통해 실태와 규제 현황을 진단하고, 부당특약 근절을 위해 하도급법상 부당특약 무효화 규정을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학수 대한전문건설협회장은 축사에서 "여전히 많은 전문건설사업자가 생존과 직결된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거나 지연 지급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돼 건설사업자들이 마음 놓고 일하고,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lucid@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8/30 11:4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