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그린 그림'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독수리 그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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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경 기자

타데우스 로팍 서울 개인전…추상화가 션 스컬리 개인전 동시 개최

게오르그 바젤리츠, 존재하지 않았던 세계, 펠트 모자와 함께(Welten, die es nicht gab, mit Filzhut), 2023[타데우스 로팍 서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게오르그 바젤리츠, 존재하지 않았던 세계, 펠트 모자와 함께(Welten, die es nicht gab, mit Filzhut), 2023[타데우스 로팍 서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거꾸로 그린 그림'으로 유명한 독일의 신표현주의 거장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그림에는 아내인 엘케와 함께 독수리가 자주 등장한다.

15살 때 처음으로 산 위를 나는 독수리 두 마리를 그린 이후 독수리는 바젤리츠가 지속해서 탐구해 온 소재 중의 하나다.

작가는 "어린 시절의 그림을 들춰보고 독수리 수채화를 찾아보며 독수리를 그려야 할 이유를 나의 과거로부터 찾았다"고 말한다.

바젤리츠의 독수리 작품을 모은 전시가 3일부터 서울 한남동 타데우스 로팍 갤러리에서 시작한다.

전시에는 붓 대신 팔레트 나이프(스패출러)를 이용해 중력을 거슬러 비행하는 독수리를 빠르게 그린 그림 4점과 펜과 잉크를 사용한 드로잉 8점이 나왔다. 유화 작품의 색은 파블로 피카소의 초현실주의 회화와 작가의 어린 시절 우상이었던 윌럼 데 쿠닝 등의 작품을 참조한 것이다.

전시작들은 모두 올해 86세인 작가의 신작들이다.

게오르그 바젤리츠. 무제, 2024[타데우스 로팍 서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게오르그 바젤리츠. 무제, 2024[타데우스 로팍 서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타데우스 로팍 서울은 바젤리츠 전시와 함께 아일랜드 출신 추상화가 션 스컬리(79)의 개인전도 같은 날 시작한다.

선과 블록 모티프를 중심으로 추상을 탐구해 온 작가로, 그의 작업에서는 '장소'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1980년대 멕시코 유카탄을 여행했던 작가는 그곳에서 마야 성벽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 켜켜이 쌓여 있는 성벽의 돌, 그리고 그 돌들 사이사이에서 새어 나오는 빛은 색색의 벽돌 같은 모양들이 불규칙하게 배열된 '월 오브 라이트'(Wall of Light) 연작으로 이어졌다.

션 스컬리, 랜드라인 드리프팅(Landline Drifting), 2024[타데우스 로팍 서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션 스컬리, 랜드라인 드리프팅(Landline Drifting), 2024[타데우스 로팍 서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또다른 연작 '랜드라인'(Landline)은 풀이 무성하게 자란 대지와 수평선의 모습을 담은 사진에서 출발해 수평의 굵은 색선을 여러 차례 반복해 그린 작품이다.

작품 속 색채 역시 작업할 당시의 계절, 대기 등에서 영향을 받는다. 작가는 특히 특정 장소에서 특정 순간에 포착되는 대기를 화폭에 담고자 했던 19세기 영국의 낭만주의 풍경화가 존 컨스터블(1776~1837)의 빛 표현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월 오브 라이트'와 '랜드라인'을 비롯해 두 연작을 결합한 작업들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의 제목은 '소울'(Soul)이다. 작품이 지닌 영혼을 뜻하는 '소울'과 전시장소인 서울의 발음이 비슷한 데서 오는 말장난을 담은 제목이다.

두 전시 모두 11월9일까지.

션 스컬리, 월 런던 그린(Wall London Green), 2024[타데우스 로팍 서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션 스컬리, 월 런던 그린(Wall London Green), 2024[타데우스 로팍 서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zitron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03 07:3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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