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NH농협→KB국민 교체해 1위 업비트 공략 시도
"왜 바꿔야 하나" 신중한 금융당국, KB국민 점검 나서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 주요 원화마켓 가상자산거래소의 사업자 갱신 여부에 대한 윤곽이 이달 말쯤 드러난다.
이번 갱신에는 거래소의 얼굴 격인 제휴은행 변경 시도가 포함돼 있어 현재 1위인 업비트와 옛 1위인 빗썸 입장에선 운명의 한 달을 의미한다.
8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가상자산거래소 업계 1위인 업비트와 빗썸이 사업자 갱신신고를 위한 사전 자료를 지난달 말 금융당국에 나란히 제출했다.
2021년 9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개정으로 최초 신고가 이뤄진 후 3년 유효기간이 종료되는 시점에서 양사가 사업자 허가를 다시 받기 위한 절차를 시작한 것이다.
업비트와 빗썸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의 90% 이상을 점유하는 대형사들인 만큼 이들의 갱신 여부와 내용은 향후 거래소 시장의 지형도를 바꾸는 변수가 될 수 있다.
현재 국내 가상자산 거래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업비트는 지난달 말께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사업자 갱신을 위한 사전 자료를 제출한 상태다.
FIU가 금융감독원에 신고 심사를 의뢰하고 금감원이 신고 요건을 심사해 FIU에 결과를 통보하면 FIU에서 최종적으로 신고 수리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업비트는 실명계좌 제휴 은행(실명확인 입출금 계정)을 기존 케이뱅크로 유지하는 등 큰 틀의 신고 요건에 변화가 없는 만큼 특이 돌발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사업자 갱신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2위 사업자인 빗썸 역시 지난달 말께 사업자 갱신을 위한 사전 자료 제출을 마쳤다.
다만 빗썸은 제휴은행 교체(NH농협은행→KB국민은행)라는 중대 변경 사항을 담아 갱신 신고를 한 만큼 금융당국이 이를 수용할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을 발급하는 제휴 은행은 가상자산 거래소와 거래자를 연결하는 가교이자 첫 얼굴이라는 점에서 거래소의 성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정설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초기 1위였던 빗썸이 업비트에 완벽하게 추월을 당한 이유 중 하나로 업비트가 젊은 층에 익숙한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와 손을 잡은 부분을 꼽는 시각이 상당하다.
물론 업비트가 금융당국으로부터 사업자 허가를 가장 먼저 선점한 효과가 가장 크긴 했다.
이에 비해 빗썸은 트레블룰(거래소 간 가상자산 이전 시 정보제공 기준) 규제가 상대적으로 강력한 NH농협과 제휴은행 협약을 체결, 20~30대 고객을 많이 잃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번거로운 절차에 지쳐 빗썸을 떠난 고객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빗썸이 제휴은행을 변경하려는 것은 업비트에 그동안 내준 이런 고객들을 다시 찾아오겠다는 포석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사업자 갱신 허가 권한을 지닌 금융당국 내부에선 빗썸의 이같은 시도를 우선 탐탁하지 않게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NH농협이 가상자산 규제를 정석으로 적용한 것이 제휴은행 변경의 사유가 되는 것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금융당국은 KB국민은행에 검사 인력을 보내 가상자산 거래소 제휴은행으로서 적정성 문제를 점검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이 가상자산 거래소 제휴은행으로서 시스템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지를 우선 살펴본 후 빗썸의 제휴은행 교체 요청 수용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spee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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