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5일 전체회의에서는 국민의힘 엄태영 의원이 "야권의 선전·선동이 나치의 방식과 비슷하다"고 발언하면서 이를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 벌어졌다.
엄 의원은 이날 질의 도중 "최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윤석열 정부의 계엄설을 언급했다"며 "자극적인 발언으로 먹고사는 유튜버도 아니고, 원내 제1당인 야당 대표가 괴담 정치의 중심이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엄 의원은 그러면서 "거슬러 올라가 보니 '윤석열 정부의 계엄 시나리오'는 좌파 유튜브에서 처음 언급됐고, 이후 친야권 커뮤니티에서 가짜뉴스가 보태졌다"며 "그러다 이 대표가 공식 언급하면서 재확산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야권의) '독도 지우기·친일 매국' 의혹의 프레임도 비슷하다. 이 대표가 병상에서 (민주당 독도 지우기 의혹 진상조사 특위 구성) 지시를 한 뒤부터 야권의 친일몰이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독일 나치 선전·선동의 대가 괴벨스 발언 중에 '거짓말도 매일 하면 진실이 된다'는 말이 있다"며 "야권도 여기서 배워오지 않았느냐는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허영 의원은 "엄 의원의 발언은 야당에 대한 심각한 모독"이라고 반발했다.
허 의원은 "여권 진영에서 친일 발언이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야당으로서 대처를 주문한 것을 두고 나치와 동일하다고 하는 것은 모독 행위다. 엄 의원의 사과를 요구하고, 발언에 대해 삭제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영진 의원도 "나치는 척결과 타도의 대상이다. 공식 석상에서 민주당을 이렇게 폄훼한다면 어떻게 더 회의를 진행하겠나"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공방이 가열되자 민주당 소속 박정 예결위원장은 회의를 잠시 멈춘 뒤 다시 시작하면서 "엄 의원은 야권의 괴담 정치를 비판하는 발언을 했지만, 엄 의원 역시 과격한 발언으로 국회를 대결의 장으로 삼은 셈"이라며 엄 의원이 스스로 발언 삭제를 요청해달라고 당부했다.
엄 의원은 "발언이 듣기 거북했다면 유감을 표한다"면서도 "22대 국회에서 야당이 계엄까지 얘기하는 것을 보고 어디서 연유됐나 들여다보니 나치 정권에서 배워온 것 아닌가 해서 드린 말씀이다. 저 혼자만이 아니고 많은 국민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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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05 14:5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