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1천200만원에 머물러…'2027년 2천600만원' 목표 달성 불투명
전력운영비에 인건비만 늘고 장비·물자·연료 비용 감소 '기형적'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국방부가 병사 월급 인상 등 여파로 사기가 떨어진 초급 간부들의 여건을 개선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예산 반영은 미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적 확대를 약속했던 단기복무장려금이 제자리에 머무르는 등 내년에도 간부 확보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6일 국방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5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단기복무장려금 항목은 올해와 같은 487억9천200만 원으로 들어갔다.
단기복무장려금은 학군 및 학사 사관후보생에게 주는 지원금이다. 2008년 병 복무기간 단축으로 단기장교 지원율이 하락하자 금전적 보상 차원에서 2011년부터 지급했다.
2022년 600만 원, 2023년 900만 원이었고 올해 1천200만 원으로 올랐다. 내년 예산안에는 올해와 같은 1천200만 원이 책정됐다.
국방부는 2023년 12월 발표한 2024∼2028 국방중기계획에서 단기복무장려금에 대해 "향후 병 봉급 인상 수준을 고려해 지속 확대 추진하겠다"며 목표액을 2027년 2천600만 원으로 설정한 바 있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도 지난달 후보자 지명 직후 장병 사기가 중요하다며 "초급간부, 중견간부들의 복무 여건, 처우 개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인상 이후 제자리걸음에 머무르면서 목표 달성이 불투명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방부는 국회에 예산안을 제출하며 "간부 지원율이 지속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정과제로 병사 봉급 인상을 추진함에 따라 간부확보 여건이 더욱 악화해 단기복무장려금의 인상이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학군생활지원금으로 불리는 학군역량강화활동비 역시 올해와 같은 '10개월간 월 18만 원'이 유지됐다.
학생군사교육단(학군단·ROTC) 생도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이 또한 초급간부 확보 차원에서 중요한 유인책으로 보고 국방부가 지속 확대를 추진해왔는데 늘어나지 않았다.
내년도 국방부 예산 정부안은 총 61조5천878억 원으로 올해 대비 3.6% 증가했고, 이 가운데 군사력 운영을 위한 전력운영비는 4.2% 증가한 43조5천166억 원이다.
병사 월급이 병장 기준 올해 125만 원에서 내년 150만 원으로, 병 내일준비적금이 월 최대 55만 원으로 늘면서 전력운영비가 증가했지만, 장비·물자·연료 등 항목들은 감액 칼날을 맞았다.
무기체계를 제외한 각종 장비의 획득 비용은 올해 5천751억 원이었고 국방부가 내년 6천938억 원을 요청했으나 오히려 올해보다 적은 4천957억 원만 편성돼 올해 대비 13.8% 감소했다.
공병·병참·통신·화학 물자 등의 획득 비용은 올해 3천984억 원에서 내년 3천755억 원으로 5.7% 감소했다.
장비 운영, 취사, 난방 등을 위한 연료 확보 비용은 올해 9천955억 원에서 9천607억 원으로 3.5% 줄었다. 물자 획득과 연료 확보 비용도 모두 국방부가 올해 대비 증액을 요구했으나 더 감소했다.
군 인적자원 개발교육 예산은 올해 1천142억 원에서 내년 969억 원으로 15.2% 감소했다.
급식 및 피복비의 경우 올해 2조6천301억 원에서 내년 2조5천294억 원으로 3.8% 감소했는데 국방부는 이에 대해 "병역 자원 감소가 영향을 미쳤고, 그에 따라 일부 과다 보유한 부분을 감액 편성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자연적 감소에 가깝다는 얘기였지만, 실제로는 국방부가 올해보다 증액된 2조9천133억 원을 요청했음에도 삭감 결과가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군 의료 관련 예산 또한 올해 3천357억 원에서 내년 3천32억 원으로 9.7% 줄어들었다.
병역자원 감소 상황에서 첨단 군으로 나아가야 함에도 인건비만 늘고 있는 기형적 상황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국방·안보에 대한 안일한 인식이 느껴지는 예산안으로, 초급간부 이탈을 막기 위해선 제대로 된 보상책이 필수"라며 "윤석열 정부는 말뿐인 약속에 그칠 것이 아니라 실질적 처우개선 방안 마련을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jk@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06 06: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