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재판선고 앞두고 지지층 결집 포석" 분석도 제기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제기한 '계엄령 준비 의혹설'을 연일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납득 못 할 비상식적 정치공세"를 통해 민주당이 또 국민을 선동하려 한다는 게 국민의힘의 주장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민주당 지도부가 계엄설을 제기하는 배경과 관련,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및 위증교사 혐의 재판 선고를 앞두고 자극적인 주장으로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기 위한 의도적 허위 명분 쌓기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서범수 사무총장은 3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의 계엄령 관련 발언을 열거한 뒤에 "이상한 사람들의 이상한 빌드업"이라며 "민주당은 드라마나 영화에 나올 법한 상상 속의 이야기에서 빠져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우리나라 비상계엄은 1980년이 마지막이다. 민주당은 우리 국민의 민주성과 자주성을 폄훼하고 우리나라 역사를 45년 넘게 뒤로 되돌리려고 하고 있다"며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국민들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장동혁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에 나와 '계엄령 주장을 민주당의 자충수로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다른 비판은 반대편에서 보면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다고 하지만 계엄 문제만큼은 도대체 뭘 보고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국민들도 도대체 저게 무슨 이야기인지 잘 모르기 때문에 자충수라고 할 것도 없을 것 같다"고 비꼬았다.
안철수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아무리 생각해도 결국은 탄핵 준비를 위한 명분 쌓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고 본다"며 "국민 수준을 고려하면 계엄 선포라는 것이 통하겠나. 계엄, 탄핵 이런 주장은 책임 있는 정치 지도자라면 해서는 안 되는 이야기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SBS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 무효형이 선고되고, 위증교사 혐의로 실형이 선고되면 본인 입지가 많이 위축될 수 있다"며 "이때 지지자 그룹을 중심으로 '내가 지금 이렇게 된 것은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고 나아가 야당을 탄압하기 위한 음모'라는 식의 정치적 주장을 하고 극단적 상황으로 지지자들을 몰아가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했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도 KBS 라디오에 출연해 "10월에 이 대표 재판 기일은 점점 다가오고 지지층을 결집해 놓을 수 있는 촉매제가 있어야 하는데 탄핵이나 특검은 이제 약발이 떨어졌다"며 "새로운 소재가 필요했고 그런 의미에서 느닷없는 계엄령을 들고나온 것 아닌가 보고 있다"고 말했다.
chic@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03 10:58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