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참여가 관건…'여야정' 먼저 띄우고 대책 마련할 수도
(서울=연합뉴스) 안채원 김철선 조다운 기자 = 국민의힘이 의정 갈등의 중재자를 자임하며 여·야·의·정 협의체 추진에 나선 가운데 이번 주가 협의체 순항 여부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지난주 핵심 쟁점인 의대 정원 증원 문제를 풀기 위해 정부와 물밑 조율을 거쳐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고, 야당도 이에 동의하면서 의정갈등에서 대화 국면으로 전환하기 위한 첫번째 디딤돌을 마련했다.
국민의힘은 다음 단계로는 추석 연휴 전에 협의체 구성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정책위의장이 중심이 돼 협의체 구성을 마무리짓고 가능하다면 구체적인 중재안까지도 마련해보겠다는 구상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는 협의체를 추석 민심 밥상에 올려 6개월 넘게 이어진 의정 갈등과 응급 의료 혼란상에 대한 여론의 우려를 진정시키겠다는 당 지도부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당 관계자는 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국민 불안을 한시라도 빨리 덜어줘야 한다는 데 여야 이견이 없다"고 전했다.
관건은 의료계의 협의체 참여 여부다.
국민의힘은 일단 의료계 인사들과의 비공개 회동 등을 통해 협의체 참여를 촉구할 계획이다.
상급종합병원의 중증·응급 진료 담당자 등을 포함해 최대한 많은 의료계 종사자들의 동참을 설득해내겠다는 구상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의료계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정부와도 긴밀히 협의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증원 문제 등에서 성의 있는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의료계를 설득하는 지렛대가 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추석 전에 협의체를 띄운다는 여당의 구상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의대 증원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 간 간극을 좁혀야 하기 때문이다.
의료계는 현재 이미 정부가 1509명 증원을 확정한 2025년 의대 정원도 원점에서 논의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2025년 정원 조정은 불가하고, 2026년 이후 증원 문제에 대해 원점에서 논의해보자는 입장이다.
국무조정실은 전날 참고자료를 통해 "의료계가 계속해서 의견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재논의는 불가하다"며 의료계가 협의체에 참여해 합리적인 안을 제시할 것을 촉구했다.
일각에서는 오는 9일 의대 증원안이 반영된 내년도 수시모집 원서 접수가 시작되면 의료계에서 고집하는 2025학년도 정원 조정 문제는 자연스럽게 일단락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하지만, 의료계가 협의체 제안에 응하지 않거나 입장 정리가 늦어질 경우 의료계가 빠진 채 '여야정 협의체'가 먼저 띄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chaewo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08 06:0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