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간' 맞아 정치·경제·기술 견제 법안 줄줄이 심의·가결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미국 하원이 '중국 때리기' 법안 가운데 하나인 미국 주재 홍콩 경제무역판사처 폐쇄 법안을 통과시키자 중국이 '대응 조치'를 예고하며 반발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브리핑에서 "우리는 미국 측이 홍콩 의제를 좌지우지하는 것과 홍콩 발전을 탄압하는 악의적 행동에 강력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하고, 미국 측에 엄정한 교섭(외교 경로를 통한 항의)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마오 대변인은 "경제무역판사처는 홍콩 특별행정구 정부가 해외에 설립한 경제·무역 기구로 그 성공적인 운영은 홍콩과 대상 국가·지역의 경제·무역 실무 협력에 이롭다"며 "(미 하원이 통과시킨) 이 법안은 정상적 경제·무역 협력을 정치화·도구화해 홍콩 재외기구의 성격을 비방하려는 매우 나쁜 것"이라고 했다.
이어 "홍콩은 미국의 2대 무역 흑자 지역으로 1천200여 미국 기업이 홍콩에 투자하고 있어 미국의 이번 행동은 결국 미국 스스로의 이익을 훼손할 것"이라며 "중국은 미국이 이 법안 추진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고집대로 한다면 중국은 실질적이고 유력한 조치를 취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중국 외교부 홍콩 주재 대변인도 별도 성명을 통해 미국을 규탄했다.
미국 하원은 10일(현지시간) 자국 내 홍콩 경제무역판사처 세 곳을 폐쇄하고 미중 학술 교류를 대폭 억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법안 두 건을 통과시켰다.
미 하원에서 '중국 주간'(China week)으로 명명된 이번 주 잇따라 논의·표결되는 중국에 대한 정치·경제·기술 견제 법안 가운데 일부다. 중국 기업들을 제재하는 '바이오보안법'과 대만 침공시 중국 고위직의 자산을 제재하는 '대만충돌저지법'도 통과됐다.
미국은 그간 홍콩이 중국으로부터 '고도의 자치권'을 보장받았다고 보고 여타 정부 수준으로 간주해 별도의 경제무역대표부 설치를 승인해왔으나, 이제 홍콩이 더는 그런 수준이 아니라는 인식을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설명했다.
미국 내에선 2019년 홍콩 주민의 중국 본토 송환을 가능하게 하는 중국의 범죄인 인도법 개정으로 반발이 커진 것을 계기로 중국이 아예 홍콩 국가안보법을 제정해 홍콩인의 권리·자유·자치권을 회복하지 못할 수준으로 파괴했기 때문에 홍콩을 정부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인식이 많다.
워싱턴에 있는 홍콩민주주의위원회(HKDC)는 뉴욕의 홍콩 경제무역대표부에 대해 "(중국) 홍콩 특별행정부의 악의적인 영향력 행사를 위한 매개체라는 점에서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xing@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11 16:58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