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권 보다 휴전?…"'가자 중재' 이집트에 군사지원금 '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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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영 기자

가자휴전 다급한 美…"'휴전 중재' 노력 인정, 인권-군사지원 연계 사실상 풀어"

바이든 행정부 들어 연간 지원금 13억달러 전액 지급은 처음

기자회견 하는 블링컨

기자회견 하는 블링컨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미국이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이집트에 대한 군사 지원금 13억달러(약 1조7천406억원)를 전액 지급하기로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그간 인권 침해 우려 등을 이유로 일부 지원금에 대한 지급을 보류해왔는데 올해는 가자지구 휴전 협상과 관련한 이집트의 노력을 인정해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는데도 전액 지급을 결정한 것이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이날 의회에 그간 지급을 보류해온 3억2천만달러(약 4천287억원) 규모의 지원금을 이집트에 제공하기로 했다고 통보했다.

미국은 지난 1979년 이집트가 이스라엘과 평화조약을 맺은 이후 이에 대한 일종의 보상 성격으로 매년 13억달러를 지원해왔다.

그러나 최근 10여년간은 이집트 내 인권 상황 등을 이유로 일부 금액에 지급 조건을 내걸어왔다.

2014년 쿠데타로 집권한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 체제하에서 인권 탄압이 자행되고 있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1차분인 9억8천만달러(약 1조3천128억원)는 조건 없이 지급하되 나머지에 대해서는 인권 상황 진전 등의 조건이 준수될 때만 지급하기로 해왔다.

특히 9천500만달러(약 1천272억원)에 대해서는 국무부 장관이 이집트가 정치범 석방, 정당한 법 절차 집행, 미국 시민에 대한 위협과 괴롭힘 방지 등을 지켰다고 인정할 때만 지급하도록 정했다.

국무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토니 블링컨 장관이 이집트가 인권 요건을 부분적으로만 충족하기는 했지만, 미국의 국가 안보 이익을 위해 나머지는 고려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블링컨 장관의 이런 결정은 가자지구 전쟁을 멈추기 위해 이집트가 수개월간 중재자 역할을 해 온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무부는 또 이집트가 재판 전 구금을 개혁하고 형법 개정안 초안을 마련하는 한편 정치범을 석방해 인권 문제에 있어 일부 진전을 보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WSJ은 이번 결정이 가자 전쟁과 관련해 이집트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다만 이 같은 결정이 인권 단체 등의 비판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NYT도 바이든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과제로 가자 지구 휴전을 설정하면서 행정부의 우선순위가 변화했다고 분석했다.

국무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이번 결정은 지역 평화와 미국의 국가 안보 우선순위에 대한 이집트의 구체적이고 지속적인 기여를 증진하는 데 중요하다"며 "특히 가자지구 휴전 협상을 마무리하고 인질들을 집으로 데려오며 팔레스타인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확대하고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분쟁을 종식하는 데 중요하다"고 했다.

eshiny@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12 16:5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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