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러 니제르서 미군 철수 후 인근 해안 국가에 재배치…IS 견제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서아프리카 대테러 거점으로 삼았던 니제르에서 철수한 미군이 병력과 자산을 인근 국가로 이동 배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알카에다와 이슬람국가(IS) 등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의 발호를 막기 위한 긴급 조치로 항공기와 육군 특수부대(그린베레)를 서아프리카 해안 국가로 이동시키고 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국방부는 현재 서아프리카 국가 베냉에 있는 비행장을 개조해 미군 헬리콥터 기지로 사용하고 있다.
또 다른 서아프리카 해안 국가인 코트디부아르에는 특수부대와 정찰기를 배치했다. 이 특수부대는 코트디부아르군 병력을 훈련하고 있다.
미국은 과거 미군 특수부대가 주둔한 차드의 기지를 다시 사용하는 방안에 대한 협상도 진행 중이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 5일 니제르 북부 아가데즈 소재 '201 공군기지'에 있던 미군 병력과 자산의 철수를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미군이 지난 7월 니제르 수도 니아메 인근 101 공군기지에 이어 마지막으로 주둔하고 있던 201 기지에서도 철수한 것이다.
미군 철수는 쿠데타로 집권한 니제르 군사정부가 미국과의 군사협정을 파기하면서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아프리카 주둔 미군 특수부대 사령관을 지낸 마크 힉스 예비역 소장은 이같은 미군 철수에 대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이 활동하는 사헬(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남쪽)에서 대테러 대응 능력을 잃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군 병력을 베냉 같은 서아프리카 해안 국가로 이동시키는 것이 전략적으로 유일한 방법이지만 안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더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미 국방부 산하 아프리카전략연구센터에 따르면 이슬람 무장세력이 말리, 부르키나파소, 니제르 등 사헬 지역 국가의 경찰, 군대, 시민을 공격해 2017년 이후 약 3만8천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중 부르키나파소에서는 8월 말 하루 동안에만 약 200명이 숨진 것으로 유엔은 파악했다.
이들 사헬 지역 국가에 들어선 군사정부는 자신들에게 비판적인 미국과 프랑스 등 서방의 군대를 철수시키고 러시아와 군사 협력을 강화해 서방의 입지가 좁아졌다.
kms1234@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11 16:1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