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마두로 타던 비행기 압류…베네수엘라 "해적 행위"(종합)

2 months ago 1
이재림 기자

미 법무부 "174억원 들여 구매해 밀반출, 수출통제 위반

'마두로 3선 반대' 도미니카공화국서 플로리다로 옮겨

미국에 압수된 베네수엘라 대통령 사용 항공기

미국에 압수된 베네수엘라 대통령 사용 항공기

(포트로더데일 AFP=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 공항에 미국 당국에서 압수한 베네수엘라 대통령 사용 비행기의 모습이 보인다. 2024.9.3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미국 정부가 수출통제 위반 사유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사용하던 전용기 1대를 압류했다.

미 법무부는 미국 업체 소유였다가 명의만 있는 '셸 컴퍼니'(Shell company)로 팔린 뒤 베네수엘라로 불법적으로 밀반출된 다쏘(Dassault) 팰컨 900EX 항공기를 자국으로 압수 조처했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메릭 갈런드 미 법무장관은 보도자료에서 "해당 항공기는 마두로와 그 측근이 사용하기 위해 셸 컴퍼니를 통해 불법적으로 미국 밖으로 수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하며, 항공기 구매가를 1천300만 달러(174억원 상당)로 추산했다.

미 당국은 2022년 말과 2023년 초 사이에 마두로 대통령 관련자들이 플로리다 남부에 있는 한 업체로부터 해당 항공기를 사들이고서 그 사실을 은폐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3일(현지시간) 기자회견하는 메릭 갈런드 미 법무장관

지난달 23일(현지시간) 기자회견하는 메릭 갈런드 미 법무장관

[게티이미지/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 항공기는 지난해 4월 베네수엘라로 넘어갔다고 미 법무부는 덧붙였다.

최근 몇 달 동안 도미니카공화국에 있던 해당 항공기는 이날 플로리다로 옮겨졌다.

도미니카공화국 외교부는 "항공기는 정비 목적으로 우리 영토에 있었다"고 설명했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카리브해 섬나라 도미니카공화국 정부는 "마두로 3선을 인정할 수 없다"며 베네수엘라와 외교적 거리를 두고 있다. 수도 산토도밍고와 베네수엘라 카라카스를 잇는 항공편 운항도 중단했다.

미 CNN방송은 이 항공기가 "베네수엘라의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에 해당한다며, "외국 국가원수의 비행기를 강제 처분하는 건 범죄 사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전례 없는 일로, (베네수엘라 상부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는 미 관가 반응이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불공정 대선과 무고한 정치범 탄압' 등을 이유로 수년 째 베네수엘라에 대한 광범위한 경제 제재 조처를 시행 중이다.

실제 미국 정부는 베네수엘라 정부로 유입되는 다양한 자금 흐름을 차단했다. 예컨대 국토안보수사국(HSI)의 경우 수십 대의 고급 차량을 비롯한 유형 자산을 압수하기도 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별도로 마두로 대통령의 경우 지난 2020년 '마약테러'(narcoterrorism) 혐의로 일부 정권 고위 관계자와 함께 미국 검찰에 의해 기소된 바 있다.

미국 정부는 특히 지난 7월 28일 치러진 대선 결과로 마두로 대통령 당선(3선)을 공식화한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CNE)에 개표 투명성 확인을 요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당국이 베네수엘라에 추가 제재를 부과할 수 있다는 전망도 하는 상황이다.

베네수엘라 외교부는 '미국이 해적 같은 행위를 했다'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반 힐 외교부 장관은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에 올린 성명에서 "미국 당국이 다시 한번 해적 행위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 범죄로, 우리 대통령이 사용하던 항공기를 불법적으로 가져갔다"며 "이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강압적인 조치를 정당화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미국 당국의 항공기 압수를 비판하는 베네수엘라 외교부 장관 성명

미국 당국의 항공기 압수를 비판하는 베네수엘라 외교부 장관 성명

[이반 힐 베네수엘라 외교부 장관 텔래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walde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03 07:2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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