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신성한 장소 모독" 비판에 트럼프 측 "해리스가 희생 참배 왜곡"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테러 3주년 때 국립묘지를 참배하면서 내부 규칙을 어기고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해 공개한 것을 둘러싼 공방이 1일(현지시간) 확산하고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까지 나서 "정치적 쇼로 신성한 곳을 모독했다"면서 직격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같이 참배한 유족의 성명을 공개하면서 해리스 부통령이 오히려 정치화하고 있다고 반박하면서다.
트럼프 대선 캠프는 이날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테러로 숨진 미군 병사 가족 일부의 성명을 공유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함께 지난달 26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참배한 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희생을 기리기 위해 그곳에 있었다"면서 "그런데 해리스 부통령은 이 신성한 순간을 정치적 책략으로 왜곡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족 성명과 관련,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여러분이 제게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함께 하고 싶고 사진을 찍고 싶다고 말해줘서 감사하다"며 "제가 아닌 여러분의 요청으로 그렇게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카불 테러로 희생된 미군 병사에 대해 "해리스와 조 바이든의 무능으로 우리와 함께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해리스는 유족들과 대화한 적이 없으며 그럴 의사도 없기 때문에 상황을 뒤집으려고 시도하려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군과 관련, "이 재앙의 지도자들은 즉각 해고 돼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글에 앞서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테러로 희생된 병사의 가족 일부가 해리스 대통령을 비판하고 자신을 칭찬하는 동영상도 게재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카불 공항 테러 3주년에 희생자 유족 일부와 함께 워싱턴DC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참배했다.
그는 이 모습을 사진으로 찍고 동영상을 촬영해 활용했으나, 국립묘지는 내규에서 묘지 내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당시 묘지 관계자는 당시 규정 위반 행위를 제지하려고 했으며, 이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측 관계자들이 밀치고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해리스 부통령은 전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알링턴 국립묘지는 엄숙한 장소이며 정치를 위한 공간이 아니다"라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치적 쇼를 위해 신성한 장소를 모독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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