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무니없는 실수로 19일간 늦어져…폐로 진전 전망은 '깜깜'
(도쿄=연합뉴스) 경수현 특파원 = 일본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 원자로에서 핵연료 잔해(데브리)를 꺼내기 위한 작업을 오는 10일 재개한다고 9일 밝혔다.
이는 애초 지난달 22일 착수한 작업이었으나 핵연료 잔해를 꺼낼 신축형 파이프 장치의 조립에서 터무니없는 실수가 발생, 중단된 바 있다.
도쿄전력은 파이프 5개로 구성된 장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배열순서가 잘못된 사실을 뒤늦게 발견하고 작업 착수 첫날 중단을 선언했다.
당시 준비 작업은 원청업체인 미쓰비시중공업이 협력업체 직원들에게 일을 맡겨 진행했으며 도쿄전력은 준비작업 현장에 자사 직원조차 배치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도쿄전력은 이번에는 자사 직원들이 장치 준비 현장에 입회했으며 고바야카와 도모아키 사장도 원격 카메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앞서 도쿄전력은 2011년 원전 사고 이후 13년여 만에 처음으로 핵연료 잔해를 반출한다며 작업 개시를 예고했다.
작업이 성공했다면 3g 이하의 핵연료 잔해를 시험적으로 꺼내 성분과 경도 등을 분석한 뒤 조사 결과를 토대로 본격적인 반출 작업에 나설 계획이었다.
그러나 사고 원자로 1∼3호기에는 핵연료 잔해가 약 880t이나 남아 있어 시험 반출이 성공했더라도 향후 폐로까지 작업 일정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일본 정부는 2051년께 후쿠시마 원전을 폐기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폐로를 위한 핵심 작업인 핵연료 반출은 이미 여러 차례 지연된 바 있다.
당초에는 2021년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장비 문제 등으로 이미 세 차례 연기돼 3년가량 늦춰졌다.
eva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09 18:58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