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스팀슨센터 콘퍼런스…반기문, 스팀슨센터 설립 35주년 영상 축사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북한이 핵탄두를 만드는 데 쓰이는 고농축 우라늄(HEU) 제조시설을 공개하는 등 최근 위협 수위를 끌어올리는 이유가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레이철 민영 리 선임연구원은 17일(현지시간) 해당 센터가 주최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전략·안보·외교' 콘퍼런스에서 "북한의 도발을 미국의 주요 정치 이벤트와 연결 짓는 것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리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미 대선을 앞두고 핵실험을 위한 도발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며 지난 6차례의 핵실험 등이 미국 대선과 명확한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 대선뿐 아니라 북한 내부의 사정, 북러 관계도 도발의 배경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리 선임연구원은 "8월 초 북한 일부 지방에서 발생한 대홍수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북한 주민에게 자부심을 심어주고 싶었던 것 같다"며 "둘째로 북한은 왜 민간경제보다 방위산업에 투자 우선순위를 두는지에 대한 정당화를 강화해야 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의 우라늄 농축 시설 공개와 탄도 미사일 발사 재개 등 최근 도발의 시점이 김 위원장이 러시아 극동지방을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1주년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아울러 같은 시기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의 방북 및 북러협력 강화 등도 도발 배경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리 선임연구원은 주장했다.
리 선임연구원은 이번 대선 결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한미동맹에 대한 압박이 더 커질 것이라는 예상도 내놨다.
그는 "한미일의 강력하고 끈끈한 3국 협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 역내에서 예측할 수 없는 역학관계가 전개될 가능성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리 선임연구원은 김용현 신임 국방부 장관이 과거 민간인 시절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 필요성을 제기한 데 대해선 "그는 한국이 핵을 가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지만, 한국도 핵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은 이날 콘퍼런스에 올해 설립 35주년을 맞은 스팀슨센터를 축하하는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min22@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18 02:0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