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과제 설문 보면 중·러·테러·기후·마약·보건 등에 밀려
해리스·트럼프 대선토론 때도 대외정책으로 직접 거론안돼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생산시설 공개가 대선을 앞둔 미국에 대한 압박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일단 북핵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 센터가 올해 4월 자국 성인 3천6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의 결과를 보면 미국인들은 북핵보다 다른 많은 의제를 자국 대외정책에서 우선순위에 뒀다.
미국의 장기적 최우선 목표로 '북한의 힘·영향력 제한하기'를 선택한 미국인은 38%에 그쳤다.
대부분의 미국인은 '테러 공격 예방'(73%), '불법 마약 유입 방지'(64%), '대량 살상무기 확산 방지'(63%)를 최우선 과제로 보고 있었고, '군사적 우위 유지'(53%), '전염병 확산 방지'(52%)도 중요하게 인식했다.
'러시아 견제'(50%)와 '중국 견제'(49%)가 최우선이라는 응답도 '북한 견제'보다 많았다.
'기후변화 대응'(44%)과 '다른 국가가 세계 질서 유지 비용을 더 부담하게 하는 것'(42%)도 북한 문제보다는 중요도가 높은 문제로 인식했다.
이 조사는 3년에 한 번씩 실시됐는데, '북한 견제'를 최우선 과제로 본 응답자 비율은 2018년과 2021년에는 40%였으나 올해 2% 포인트 감소했다.
조사는 사안별로 '어느 정도의 우선순위를 부여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묻고, '최우선', '조금우선', '비우선' 중에 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지난 10일 첫 대선 토론에서도 북핵 문제는 정면으로 다뤄지지 않았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독재자 선망 의혹을 지적하면서 그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서로 찬사를 아끼지 않는 '러브레터'(친서)를 교환했다는 점 정도만 언급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자신에게 쏟아낸 찬사를 자랑하면서 북한을 한 차례 언급했다.
그는 오르반 총리가 "북한이 그(트럼프)를 두려워했다"고 말했다고 강조하면서 "(지금 조 바이든 대통령 집권기에) 북한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라"고 반격했다.
이는 자신이 재임기에 김 위원장과 3차례 만나가며 북한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동결했지만 북한이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이후 미사일 도발을 재개한 사실을 들며 자신의 정책 성과를 주장한 말이다.
이날 북한 미국 대선이 50여일 남은 가운데 북한은 핵탄두 제조에 필요한 핵물질인 고농축 우라늄의 대량 생산 능력을 과시하고 나섰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핵무기 연구소와 무기급 핵물질 생산시설을 현지 지도하고 무기급 핵물질 생산을 늘리기 위한 중요 과업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그간 은밀하게 운영해 왔던 고농축 우라늄 제조시설을 전격 공개한 것은 대선을 앞둔 미국에 대한 압박이라고 관측했다.
일부는 북한이 무기급 핵물질의 대량생산 능력을 과시하며 미국에 비핵화가 아닌 핵군축 협상에 나서라는 메시지를 던졌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withwit@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13 15:4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