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산포럼 연설…가자·우크라 전쟁 언급하며 "평화가 유일 탈출구"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둥쥔 중국 국방부장(장관)이 13일 "중국은 세계 안보에서 새롭고 더 큰 역할을 원한다"는 메시지를 밝혔다.
둥 부장은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진행된 연례 다자안보회의 '샹산포럼' 개막식 기조연설을 통해 "중국 인민해방군은 평화 구축 의지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둥 부장은 그러면서 가자지구와 우크라이나에서 진행 중인 전쟁을 언급한 뒤 화해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평화가 문제해결을 위한 유일한 탈출구"라고 역설했다.
그는 연설에서 대만과 남중국해 문제와 같은 민감한 문제를 직접 거론하거나 미국을 정면으로 비판한 발언을 내놓지는 않았다.
다만 "다른 지역 문제에 개입할 때 다른 당사국들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제공해야 한다" 등의 표현으로 미국을 우회적으로 겨냥했다고 SCMP는 전했다.
필리핀을 적극 지원하며 남중국해 문제 등에 개입하는 미국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그는 "각 국가는 주권, 안보, 개발 이익을 보다 잘 보호하기 위해 자기 운명을 자기 손에 맡기려는 열망이 있다"며 스스로의 안전을 보호할 권리가 있는 각국은 이에 관해 자율적인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둥 부장은 기후변화와 테러리즘이 초래하는 공통의 위협을 강조하면서 "그 누구도 외부인이 될 수 없다"며 글로벌 이슈에 대한 공동대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안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공정하고 질서 있는 국제질서를 만들어야 한다"며 나라가 크든 작든 국제정치에 평등하게 참여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둥 부장은 기조연설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보낸 축하서한도 소개했다.
시 주석은 서한에서 "샹산포럼이 모든 국가의 공정한 참여를 위한 중요한 플랫폼이 됐다"고 평가하면서 평화가 발전의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국방부장이 샹산포럼에서 호스트로서 기조연설한 것은 2019년 이후 5년 만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2020년부터 대면행사가 없었던데다 지난해 회의에서는 부패 혐의로 실각한 리상푸 전 부장이 불참했기 때문이다.
샹산포럼은 매년 싱가포르에서 각국 국방장관과 고위 관료, 안보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의 중국판 행사로, 2006년 시작됐다.
오는 14일까지 열리는 올해 샹산포럼에는 미국과 러시아·우크라이나·이스라엘 등 90여개 국가·국제기구 대표단 500여명이 참석한다. 미국은 작년보다 급을 높여 마이클 체이스 국방부 중국·대만·몽골 담당 부차관보를 파견했다.
js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13 12:1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