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점진적 연장도 추진…출산율 급감·고령화 가속화 영향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중국이 일반 대학과 고등학교에서 군사 훈련을 강화하기로 했다. 세계 최저 수준인 법정 은퇴 연령을 점진적으로 연장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10일 중국중앙TV(CCTV)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제11차 회의는 이날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자오러지 전인대 상무위원장 주재로 첫 전체회의를 열었다.
회의를 통해 국방교육법 개정안이 2차 심의를 위해 전인대 상무위원회에 제출됐다.
개정안에는 학교에 주둔하는 군 기관이 학교가 학생을 위한 군사훈련을 조직하는 것을 지원해야 한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일반 대학과 고등학교가 학생 군사훈련 계획서에 따라 군사 기술 훈련을 강화한다는 내용도 들어갔다.
지난 4월 열린 14기 전인대 상무위 9차 회의에서 국방교육법 개정안 초안 1차 심의가 진행됐는데 이후 일부 상무위 위원 등이 제안한 내용을 추가한 것이다.
회의에서는 또 법정 퇴직 연령의 점진적 연장 시행에 관한 결정 초안을 검토용으로 제출하겠다는 국무원의 제안도 심의했다.
중국이 정년 연장에 한 걸음 더 나간 모습이다.
다만, 초안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고 구체적인 내용도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중국 14차 5개년 계획(2021∼25년)과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 보고에는 정년 연장과 관련한 내용이 명시됐다.
중국은 또 지난 7월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20기 3중전회) 결정문을 통해 정년 연장을 자발적이고 유연한 방식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의 정년은 약 70년간 남성 60세, 여성 55세(이상 화이트칼라), 여성 블루칼라는 50세로 유지됐다. 세계 최저 수준이다.
자오종 중국 인민대학교 노동인사학원 원장은 CCTV에 "법정 정년제도가 1950년대 제정된 이후 사실상 큰 조정이나 변화가 없었다"고 말했다.
중국이 정년 연장을 추진하는 것은 출산율은 급감하고 인구 고령화엔 속도가 붙는 상황에서 국가의 노인 부양 부담을 줄여 연금 재정에 도움이 되고 노동력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중국은 2035년께 60세 이상 노인인구가 4억명을 넘어 30% 이상을 차지하며 심각한 고령화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이 신중국 건국 초기 약 40세에서 지난해 78.6세로 늘어났으며, 과학기술 발달과 경제구조 변화로 육체노동이 크게 줄고 지식·기술 기반 일자리가 많아진 점 또한 정년 연장 추진의 배경이다.
하지만, 중국 지도부가 추진 중인 정년 연장 방침에 젊은 층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점은 걸림돌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7월 정년이 연장될 경우 가뜩이나 힘든 일자리 찾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불안이 청년층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16∼24세의 청년 실업률이 지난해 6월 21.3%까지 치솟자 통계 발표를 돌연 중단했을 만큼 실업난이 심각하다.
회의에서는 이밖에 통계법 개정안 초안과 감염병 예방·통제에 관한 법률 개정안 초안, 친환경·저탄소 에너지 전환을 촉진하는 것을 한층 강조하는 에너지법 초안, 자금세탁 모니터링 강화를 담은 자금세탁방지법 개정안 초안 등도 심의됐다.
anfour@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10 21:2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