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러 우라늄 수입하고 자국물량 미국에 팔았나'…美 조사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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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 기자

美서 '러시아 우라늄 수입금지법' 시행 후 중국산 우라늄 수입 급증

"中의 '우회'로 美 '러 자금줄 차단·자국 공급망 확보' 계획 차질"

우라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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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미국 정부가 러시아의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해 러시아산 우라늄 수입을 금지한 가운데 중국이 러시아에서 우라늄을 수입하고, 자국이 생산한 우라늄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지 조사에 나섰다고 로이터 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미 에너지부 대변인은 "관련 기관과 함께 최근 제정된 '러시아산 우라늄 수입 금지법'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중국에서의 (우라늄) 수입을 면밀히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하원은 지난해 1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자금 확보를 차단하고자 해당 법안(H.R 1042)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상원에서 수개월간 발목이 잡혔다가 지난 4월 통과됐으며, 조 바이든 대통령은 5월 서명했다.

미 국제무역위원회(ITC) 자료에 따르면 법안이 하원에서 통과된 작년 12월 중국의 대미 농축 우라늄 선적량은 24만2천990㎏으로 급증했다. 2020∼2022년 중국은 미국에 농축 우라늄을 수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당한 수입량이라는 게 로이터 통신의 설명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한 올해 5월의 경우 중국은 미국에 12만3천894㎏을 수출했다. 이러한 수입량 급증은 이전에는 보고되지 않았던 상황이라고 한다.

에너지부 대변인은 "중국과 다른 국가로부터의 (우라늄) 수입을 주시하고 있으며, 이는 이들 국가가 자국의 원자로에 사용할 수 있는 국내 생산 우라늄을 (미국에) 수출하기 위해 러시아 우라늄을 수입하지 않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는 세게 최대 농축 우라늄 수출국인 반면, 미국의 원자력 발전 산업 역시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러시아산 우라늄 수입 금지법 시행 이후 올해 7월까지 미국의 러시아산 우라늄 수입량은 31만3천50㎏으로 지난해보다 30% 줄었다.

하지만, 중국이 러시아산 우라늄을 수입하고, 자국이 생산한 우라늄을 미국에 수출하는 금지 조치 우회 방안을 사용할 경우 러시아의 전쟁 자금 확보 및 핵 산업을 지원할 뿐 아니라 자국 원자력 산업에서 러시아산 연료 의존을 궁극적으로 제거하려는 미국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금지 조처로 27억2천만 달러(약 3조6천억원)의 공적 자금이 확보된 상황에서 미국 내 우라늄 공급망 확보에 시동을 걸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시도가 약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싱크탱크 왕립연합서비스연구소는 지난 3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세계 농축 우라늄 시장에서 더 큰 역할을 모색하는 가운데 러시아 우라늄 수입의 증가는 중국의 야망 추구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내 우라늄 업계도 중국에서의 우라늄 수입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의 우라늄 회사인 센트러스는 지난 6월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중국산 농축 우라늄 관세율을 7.5%에서 20%로 인상할 것을 공개적으로 촉구했고, 미국 우라늄생산업체(UPA)도 관세율을 50%로 인상해달라고 요구했다.

UPA측 변호사인 존 인달은 로이터 통신에 "금지 조치를 우회하는 것이 우리가 우려하는 부분이다. 러시아의 수도꼭지를 잠그고 중국에서 이 모든 물질이 들어오는 걸 보고 싶지 않다"며 미 상무부에 중국산 우라늄 수입 문제를 살펴봐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min22@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18 10:5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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