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함이란 측면서 연극은 종교와 비슷…경험 쌓이며 진중해져"
하반기 영화 '수능, 출제의 비밀' 및 연극 '햄릿'으로 관객 대면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연극 무대에서 오래 활동하면서 유명 연출가들과 협업을 많이 했어요. 진지함과 즐거움이 공존하는 연극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어요."
연극과 대중매체 등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26년차 배우 김영민(53)은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 공연 한 공연마다 최선을 다하며 행보를 잘 밟아가고 싶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영민은 "성격유형검사(MBTI)는 INFJ인데, 평소 내향적이고 조용한 편"이라며 "편한 친구들을 만나면 성격이 변하고, 연기할 때도 달라지는 것 같다"고 웃었다.
MBTI 유형 설명에 따르면 INFJ는 이상주의적이고 원칙주의적인 성향으로, 진지하고 성실하며 '삶의 의미'를 중시하는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김영민은 "나이 들며 소중함이라는 측면에서 연극이 종교와 비슷하다고 느낀다"며 "어릴 땐 무대 위에서 즐기려는 마음이 더 컸지만, 경험이 쌓이면서 진중해진다"고 고백했다.
또 "배우에게 주어지는 작품은 운명과도 같다"며 "작품을 통해 삶의 철학이 바뀌고 성숙해지면서 내 안의 여러 모습을 발견하고 표현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 형 친구의 소개로 호기심에 연극을 시작했고, 20대 초반 한국YWCA연합회의 연극 서클에서 활동했다. 이후 군 복무 후 뒤늦게 대학에 진학했다.
1999년 극단 물리의 연극 '나운규'로 정식 데뷔했고, 2001년 김기덕 감독의 '수취인불명'으로 영화계에도 진출했다. '나의 아저씨', '사랑의 불시착', '부부의 세계' 등의 작품으로 안방 관객과도 꾸준히 만났다. 2010년에는 '대한민국 연극대상'에서 남자 연기상을 받았다.
그는 "연극무대 시절 빨리 성공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왜 좋은 배역 캐스팅이 안 들어오나 하는 생각도 했었다"며 "그러다가 어느 순간 운 좋게 여러 기회가 왔다. 아무리 작은 배역이어도 누군가는 보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어떤 작품을 꼭 하려고 욕심을 내기보다는 객관적으로 나를 바라봐주는 주변 사람들의 조언을 많이 듣는 편"이라며 "그런 말을 내 안에 담고 표현하려고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김영민은 궁능유적본부 홍보대사 이야기를 꺼내며 "궁과 능의 소중함에 관해 알리는 등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근황을 소개했다.
그는 평소 '경복궁 별빛야행', '종묘대제' 등의 문화행사를 직접 관람할 정도로 우리 국가 유산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지난달에는 6박7일 동안 전국의 조선왕릉길을 걷는 답사 프로그램 '조선왕릉원정대' 발대식에 참여해 대원들을 응원했다.
김영민은 하반기에 영화 '수능, 출제의 비밀'과 연극 '햄릿'으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그는 수능 출제위원단에 어쩌다 합류한 국어 교사 맹보람이 40일간 합숙 생활을 하면서 겪는 이야기를 다룬 '수능, 출제의 비밀'이 가을 중에 개봉한다고 했다. 김영민은 검토위원장 박경태 역으로 출연한다.
또 그가 연극 '햄릿'으로 관객과 만나는 것은 2004년 햄릿 역할 이후 20년 만으로, 이번에는 햄릿의 대학 학우이자 절친인 호레이쇼 역할을 맡는다. 다음 달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한 달간 진행된다.
김영민은 "연극 햄릿을 워낙 좋아한다"며 "연출이나 배우에 따라 공연의 모습도 달라지기 때문에 이번 무대에 대한 관심이 크다. 햄릿을 빛나게 하는 호레이쇼를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raphael@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13 09:4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