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1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정부의 과감한 금리 인하 요구를 일축했다고 안사(ANSA),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경제·재무장관회의인 유로그룹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에 "ECB는 독립적인 기관이며 조약에도 매우 명확하게 명시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어떤 종류의 정치적 압력에도 굴복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전날 ECB가 예금금리를 연 3.75%에서 3.50%로 0.25% 포인트 인하하자 이탈리아 정부는 큰 실망감을 표시했다.
안토니오 타야니 부총리 겸 외무부 장관은 "ECB는 독립적이어야 하지만 ECB의 결정에 대해 논평할 권리를 주장한다"며 "현재 ECB는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데만 관심이 있으나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고 성장 촉진 측면에서 0.25%포인트는 너무 작다"고 말했다.
아돌포 우르소 산업부 장관도 "더 많은 용기와 긴박함이 필요한데 ECB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정부가 ECB에 과감한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것은 부채 규모가 과도해 이자 부담이 크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탈리아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 부채 비율은 137.3%로, 유로존에서 그리스(160.3%) 다음으로 높다.
블룸버그통신은 라가르드 총재가 10월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며 10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없진 않으나 12월에 인하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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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13 22:09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