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은행 주택구입 주담대 일평균 취급액, 8월 4천억→9월 3천400억
은행권 "대출 증가세 10월까지 이어질 듯"…기준금리 인하 불투명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한지훈 민선희 기자 = 주요 시중은행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증가 속도가 8월 역대 최고 수준을 찍고 9월 다소 떨어졌다.
하지만 이달 들어 시작된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나 1주택자 주택담보대출까지 막은 은행권 자체 조치에도 불구, 감소 폭은 아직 15% 정도로 크지 않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다음 달 11일 한국은행이 금융 불안을 걱정하지 않고 기준금리를 낮출 수 있을 만큼 가계대출과 집값이 그 전에 뚜렷하게 안정될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다.
◇ 주택구입 신규주담대 중 수도권 70%…비중 3년여만에 최대
18일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따르면 지난달 이들 은행에서 새로 취급된 주택구입 목적 개별 주택담보대출 총액은 12조4천370억원으로 집계됐다.
시계열이 존재하는 2011년 1월 이후 가장 많고, 사실상 역대 최대 규모라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이달 들어 9일까지 주택구입 개별 주담대 신규 취급액은 3조645억원이다.
하루 평균 3천405억원 규모로, 8월(4천12억원)보다는 15% 적지만 7월(3천861억원)이나 6월(3천617억원)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서울 등 수도권에 주택담보대출이 쏠리는 현상은 오히려 더 심해졌다.
이달 5대 은행 주택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액의 69.6%(2조1천322억원)가 수도권(서울·인천·경기) 주택과 관련된 대출이었다. 이 비중은 2021년 8월(수도권 5조136억원/전체 6조9천837억원=71.8%) 이후 최대 기록이다.
5대 은행 주택구입 주담대 신규 취급액 추이(단위:백만원, %) ※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자료 취합 ※ 수도권 = 서울·인천·경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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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 6월 | 7월 | 8월 | 9월 (∼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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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 5,149,447 | 6,604,727 | 7,441,662 | 7,833,427 | 2,132,225 |
비수도권 | 3,839,974 | 4,247,034 | 4,526,602 | 4,603,607 | 932,266 |
합계 | 8,989,421 | 10,851,761 | 11,968,264 | 12,437,033 | 3,064,491 |
1일평균 | 289,981 | 361,725 | 386,073 | 401,195 | 340,499 |
수도권 비중 |
57.28 | 60.86 | 62.18 | 62.98 | 69.58 |
◇ 주담대, 주택거래 통계와 2∼3개월 시차…"10∼11월까지 늘어날 가능성"
주택 관련 대출 급증세가 쉽게 꺾이지 않는 것은 최근 수 개월간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주택 매매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7월 서울 지역 주택 매매(신고일 기준)는 1만2천783건으로 6월보다 41% 늘어 2년 11개월 만에 1만 건을 넘어섰다.
주택담보대출은 주택 거래 시점으로부터 약 두세 달의 시차를 두고 실제 집행되고 은행권 통계에도 반영된다.
따라서 만약 7월 또는 8월에 서울 주택 거래가 정점이었다고 해도, 이와 관련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10∼11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주택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신규취급액은 대부분 부동산 구입 단계상 잔금일에 나간 대출이지만, 국토부 실거래 공개시스템의 주택 거래 통계는 계약일 기준이기 때문에 시차가 존재한다"며 "따라서 7월이나 8월까지 수도권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계속 늘었다면 은행의 주택 구입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액 실적은 9월이나 10월, 11월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 미국 9월 피벗해도…한은은 집값·가계부채에 '고민'
은행권뿐 아니라 한은조차 수도권 집값이나 가계대출의 안정 여부를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한은은 최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높은 집값 수준과 정부 공급·거시건전성 정책 효과 등을 근거로 내년 이후 안정을 예상하는 견해와 2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 등과 상관없이 과열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모두 소개했다.
9월 말∼10월 초까지 가계대출 관련 지표에 뚜렷한 감소세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지난달 통화정책방향회의나 최근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집값·가계대출발 금융 불안을 금리 인하의 최대 걸림돌로 지목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로서는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서기 쉽지 않다.
더구나 시장 기대대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9일(한국시간) 먼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면 한은의 집값·가계대출 관련 고민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추이가 금융 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서 향후 금리 인하 시기와 속도 등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며 "경제주체들에 이런 정책 방향을 명확히 전달해 과도한 금리 인하 기대가 형성되지 않도록 시장 기대를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거시 건전성 규제 등의 측면에서 주택공급 확대와 규제 강화 조치의 효과를 점검하면서, 필요하면 더 강화하는 조치를 고려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shk999@yna.co.kr, hanjh@yna.co.kr, s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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