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금리인하 나서는 연준…'빅컷이냐 아니냐' 전망 팽팽

2 months ago 14
이지헌 기자

한국시간 19일 새벽 인하결정 발표 예상…WSJ "박빙 결정" 전망

경제·금리 전망도 함께 발표…"향후 수개월 인하폭이 더 중요" 시각도

미 연방준비제도 건물

미 연방준비제도 건물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7∼18일(현지시간) 통화정책 회의를 열어 2년 넘게 이어졌던 물가와의 전쟁을 사실상 마무리하고 금리인하 개시를 결정한다.

연준 위원들이 첫 인하의 폭을 어느 수준으로 결정할지 고심하는 가운데 인하 폭이 일반적인 25bp(1bp=0.01%포인트) 수준일지 아니면 '빅컷'(50bp 금리인하)이 될지는 전문가 사이에서도 마지막까지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17일 연준에 따르면 연준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틀간의 회의 일정을 마치고 미 동부시간 기준 18일 오후 2시(한국시간 19일 오전 3시) 회의 결과를 발표한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지난달 23일 '잭슨홀 미팅'에서 "정책조정(금리 인하) 시기가 도래했다"고 선언하며 9월 금리 인하를 예고했다.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대해선 "인하 시기와 속도는 들어오는 데이터, 변화하는 경제전망, 그리고 위험 균형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해 50bp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미 버지니아주 상점의 구인 간판

미 버지니아주 상점의 구인 간판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잭슨홀 연설 이후 20여일간 나온 경제지표는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행보에 변동이 없을 것임을 시장에 확인시켜줬다.

8월 고용보고서는 일자리 증가 폭이 7월보다 커지긴 했지만 노동시장 냉각이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했고,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5%로 3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준 부의장을 지낸 레이얼 브레이너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CPI 지표 발표 후 성명을 내고 "우리가 인플레이션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연준이 이번에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팬데믹 위기 대응을 위해 긴급히 금리를 낮췄던 2020년 3월 이후 4년 반 만의 금리 인하가 될 전망이다.

앞서 연준은 팬데믹 부양책과 공급망 교란 등 충격 여파로 물가가 치솟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22년 3월부터 작년 7월까지 기준금리를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5.25∼5.50%로 높여 현재까지 유지해오고 있다.

8월 물가·고용 지표가 연준의 9월 금리 인하를 확신시키긴 했지만, 인하 속도가 어떻게 될지 관해선 어느 뚜렷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는 게 월가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특히 노동시장이 냉각되고는 있지만 빅컷을 합리화할 만큼 빠른 속도로 냉각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 참석한 파월 의장(왼쪽)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 참석한 파월 의장(왼쪽)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경제지표가 모호하게 나온 상황에서 금리 전망은 미국 경제의 연착륙 성공 가능성을 둘러싼 시각 대립과 맞물려 두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현 미국의 경제 상황이 50bp 인하가 필요할 정도로 급격히 악화하고 있지 않으며, 연준이 갑자기 빅컷을 단행할 경우 오히려 시장에 혼란을 불러일으킬 것이란 게 25bp 인하를 전망하는 '점진론자'들의 시각이다.

반면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등 일부 영향력 있는 인사들은 통화정책을 현 긴축 수준에서 중립 수준으로 빨리 되돌리려면 빅컷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더들리 전 총재는 앞서 지난 7월 기고문에서 연준의 조기 금리인하를 촉구하며 "금리인하를 통해 경기침체를 막는 게 이미 너무 늦었을지도 모른다"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빅컷이냐 아니냐를 두고 월가의 논쟁이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연준 고위 인사들의 의중을 잘 집어내 연준의 '비공식 대변인'으로도 불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지난 12일 기사에서 "금리 인하 폭 결정은 박빙으로 될 것 같다"라고 관전평을 내놨다.

금융시장도 9월 인하 폭을 두고 25bp인지 50bp인지 갈팡질팡하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FOMC를 한 주 앞둔 지난 11일 50bp 인하 확률을 14%로까지 낮춰 반영했다가 티미라오스 기자의 '박빙 결정 예상' 보도 이후엔 다시 50% 언저리로 높여 반영했다.

월가 일각에선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 행보가 어떻게 이어질지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파월 의장의 선임 고문을 지낸 존 파우스트는 "첫 인하 폭이 25bp냐 50bp냐는 박빙으로 보이는데 그보다는 향후 수개월간 이뤄질 인하의 폭이 훨씬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이번 9월 회의 후 향후 경제전망 보고서를 함께 공개할 예정이다. 연준 다수 위원은 지난 6월 공개한 점도표에서 2025년 말 금리 수준을 4.0∼4.25%로 제시한 바 있다.

pa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18 07:0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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