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청와대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 혐의
檢, 송철호 징역 6년·황운하 징역 5년 구형
"선거 다시 출마해 악영향…법정구속돼야"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송철호 전 울산시장이 지난 5월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4.05.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장한지 기자 = 검찰이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송철호 전 울산시장과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에게 각각 징역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설범식)는 10일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송 전 시장 등 15명의 항소심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2017년 9월 황 전 청장과 저녁 자리를 갖고 김기현 울산시장(현 국민의힘 의원) 관련 수사를 청탁한 혐의를 받는 송 전 시장에게 징역 6년을 구형했다.
청와대 등으로부터 받은 첩보를 근거로 김 시장에 대한 수사를 지시하고, 청와대에 수사 상황을 20여차례 보고한 혐의를 받는 황 전 청장에게는 도합 징역 5년과 자격정지 1년이 구형됐다.
검찰은 김 시장 관련 첩보를 수집하고 청와대에 전달한 등 혐의를 받는 송병기 전 울산부시장에게 도합 징역 3년6개월을 구형했다.
또 첩보를 경찰에 하달한 문재인 정부 백원우·박형철 전 비서관에 대해서는 각각 징역 3년과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백해주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과 이진석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장환석 전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10명의 공동 피고인들에게는 징역 6개월~1년6개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의 범행은 대한민국 선거사에 큰 오점으로 남을 중대하고 반민주적인 범죄"라며 "엄중하게 처벌해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필요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고위 공무원임에도 정권에 야합하고 권력과 지위를 남용하며 특정인의 당선을 위해 조직적으로 개입해 선거절차를 왜곡했다"며 "이러한 행태는 민주주의를 강조하는 헌법과 선거의 공정성, 자유로운 선거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라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은 송 전 시장 등 피고인들의 법정구속 필요성에 대해서도 재판부에 설명했다.
검찰은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권한을 남용하고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의 공정성 훼손했는데 임기를 마치고 재차 출마했다"며 "실형 선고받은 피고인들이 법정구속 되지 않고 다시 선거에 출마하는 등 정치를 이어간다면 선거의 공정성과 투명성, 국민 신뢰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영광=뉴시스] 박기웅 기자 = 기초자치단체장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호남 월세살이'를 예고한 조국혁신당의 황운하 원내대표가 지난달 29일 오후 전남 영광의 한 호텔에서 열린 의원 워크숍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08.29. [email protected]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은 2018년 6월 전국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와대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친구로 알려진 송 전 시장의 당선을 위해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했다는 내용이다.
당시 선거에서 김 시장에게 유리한 지형이 형성되자 송 전 시장을 포함한 청와대 관계자들이 나서 그에 대한 비위 수사를 청탁했다는 게 검찰 시각이다.
1심 재판부는 4년 가까이 심리한 끝에 2022년 11월 송 전 시장과 황 의원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하고, 각각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다만 증거인멸이나 도망 우려는 없다고 보고 이들에 대한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이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기소한 피고인 15명 가운데 12명이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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