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6·1지방선거를 앞두고 함께 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던 당시 전남 영암군수와 상급자들이 허위 진술을 강요·지시했다며 피해를 호소한 공무원이 군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광주지법 1-3민사부(재판장 이민수 부장판사)는 공무원 A씨가 영암군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영암군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18일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 영암군 소속 공무원들이 같은 소속 공무원인 A씨에게 부당 지시를 한 것이 명백하다고 본 원심의 사실 인정과 판단은 정당하다"며 영암군이 A씨에게 2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단한 1심을 유지했다.
A씨는 지난 2021년 당시 6·1지방선거를 앞두고 3선에 도전하는 전임 영암군수와 관련해 '000 영암군수, 당의 발전 기여 공로로 1급 포상 쾌거'라는 제목의 소속 정당 표창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했다.
이 같은 보도자료는 군정 홍보와는 무관하고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군수 개인의 치적 홍보에 해당, 공직선거법 위반 등에 저촉됐다고 본 선관위는 전임 영암군수와 비서실장·홍보과장, A씨 등에 대해 조사했다.
당시 군수 비서실장 등 연루된 공무원들은 A씨에게 '스스로 보도자료를 작성·배포한 것으로 진술하라' 등 부당한 허위 진술을 지시했다. A씨는 선관위 조사에선 지시 받은 대로 '홀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는 취지로 허위 진술을 했으나 수사 기관에서는 사실대로 진술했다.
이후 A씨는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고 연루된 나머지 공무원들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유죄 판결을 받았다. 전임 군수 역시 낙선했다.
A씨는 '상사였던 공무원들이 선관위 조사 과정에서 허위 자백을 강요했다. 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받았다'며 이번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앞선 1심은 "상사들이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우월적인 관계를 사용해 허위 자백을 강요하고 지시했다. A씨가 심한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는 사실은 경험칙상 명백하다"며 A씨의 청구액 일부를 인정해 2000만원 배상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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